좋은 글은 정보를 전달하지 않습니다. 독자의 머릿속에서 하나의 경험을 만
글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은 시각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좋은 디자인.
멋진 사진.
강렬한 영상.
화려한 색감.
분명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오래전부터 조금 다른 생각을 해왔습니다.
사람을 가장 깊게 움직이는 것은
어쩌면 시각이 아니라
문장 일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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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입니다.
글자는 검은색일 뿐입니다.
소리도 없습니다.
색도 없습니다.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단 몇 줄의 문장만으로도
웃고,
울고,
분노하고,
사랑에 빠지고,
용기를 얻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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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은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뇌가 직접 이미지를 만들게 하는
예술이라는 것을.
예를 들어
'비가 막 그친 새벽.
가로등 아래 우산 하나가 뒤집혀 있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우리 머릿속에는 각자 다른 골목이 만들어집니다.
누군가는 어린 시절 살던 동네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첫사랑과 헤어진 거리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아무 이유 없이 쓸쓸했던 어느 밤을 떠올립니다.
같은 문장을 읽었는데,
모든 사람이 다른 영화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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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은 설명하지 않습니다.
기억을 깨웁니다.
상상을 시작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독자의 인생을 조용히 불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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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좋은 글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문장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문장 속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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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글은 가장 조용한 예술인지도 모릅니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습니다.
아무 색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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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눈으로만 세상을 경험하지 않습니다.
문장은
보이지 않는 장면을 만들고,
그 장면은
현실처럼 마음을 움직입니다.
그래서 저는
글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보이지 않지만,
가장 오래 남는 힘.
사람의 상상력을 깨우는 힘.
그리고 누군가의 인생을 조용히 바꿀 수도 있는 힘.
저는 그 힘을 믿습니다.
BSBKTV 창작자 리포트
글: 일현 조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