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말고 똥!

자연스럽게 다가서는 방식에 대하여

by차돌

아이 사진을 찍을 때 자연스러운 미소를 유도하려면 어떤 말이 효과적일까. 김치? 치즈? 스마일? 모두 정답이 아니다. 해외의 한 유명 사진작가는 자신의 경험상 아이들을 가장 잘 웃게 한 말이 바로 "똥!"이었다고 말한다.


어딘가에서 본 이 내용에 많이 공감했다. 나 역시 사진 찍는 걸 좋아하고, 조카들과 영상통화를 자주 하다 보니 아이들을 웃게 하는 데는 나름 자신이 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앞서 언급한 사진작가의 요령과 비슷하다. 유치한 말과 우스꽝스러운 표정만큼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건 없다.


"웃어~" 란 말은 아무리 부드럽게 건네도 결국 명령에 가깝다. 반면 웃긴 말과 제스처는 아이를 자연스럽게 무장해제시킨다. 그것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는 아이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다가갈 때,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싶을 때 사람들은 흔히 어떤 '요령'이나 '기술'을 떠올린다. 하지만 여러 경험을 통해 느낀 건,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게 자연스러운 태도라는 사실이다.


대학이나 회사에 다니던 때를 통틀어, 선배나 부장, 팀장 같은 소위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애쓰는 모습을 종종 봐왔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대개 방법이나 정답을 찾았다. 바카라을 읽거나, 유튜브를 검색하거나, 주위에 조언을 구하는 식이었다. 어딘가에는 자기를 더 친근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방법이나 정답이 있을 거라 믿으면서.


하지만 장담하건대, 난 그런 방식으로 거리를 좁히는 데 성공하는 경우는 한 차례도 보지 못했다.


반대로 특별한 노력 없이도 타인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사람들이 있다. 타고난 친화력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타인을 배려할 줄 알고 상황을 편안하게 만드는 감각을 지닌 사람들이다. 거기에 가벼운 유머까지 더해지면, 어디에서든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그들에게서는 억지나 흉내의 기색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 아이에게 "김치~"를 외치는 것보다 "똥!"이 더 잘 통하듯, 어른에게도 정해진 말이나 기술보다 자연스러움이 강력하고 효과적이다. 물론 어른은 아이보다 훨씬 복잡한 존재이기에 단순한 말 한마디로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본질은 같다. 중요한 건 단순함과 복잡함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스러움과 인위성의 차이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그럴듯한 말 한마디가 아니다. 어떤 특별한 기술도 아니다. 어색함을 지우려 애쓰는 마음 대신,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즐기고 교감하려는 태도. 아이에게 "똥!"이 통하는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을 것이다. 계산되지 않은 말, 꾸미지 않은 표정, 그 자연스러움이 원초적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다가간다는 건, 잘 보이려 애쓰는 일이 아니라 편안함을 건네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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