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
Insta360을 실제로 쓰는 입장에서, DJI Osmo 360 II가 궁금한 이유
나는 지금 Insta360을 실제 촬영 장비로 사용하고 있다.
360 카메라를 처음 접하면 ‘사방을 다 찍는 신기한 카메라’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계속 사용해보니 이 장비의 진짜 장점은 360도 영상 그 자체보다 촬영 후 구도를 다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에 있었다.
일반 카메라는 촬영할 때 이미 화각과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피사체가 프레임 밖으로 나가면 끝이다. 반면 360 카메라는 주변 전체를 기록해두기 때문에 촬영 후 편집하면서 정면·측면·후방을 다시 선택하고 화면 비율까지 바꿀 수 있다.
내가 여행지를 돌아다니며 촬영할 때 이게 꽤 크다.
바닷가를 걸으면서 카메라를 일일이 돌릴 필요도 없고, 시장 골목처럼 사람들이 계속 움직이는 곳에서도 일단 전체를 기록한다. 나중에 영상을 보면서 사람이 지나가는 방향을 따라가거나, 음식점 간판에서 거리 풍경으로 시선을 이동시키는 식으로 구도를 만든다.
특히 혼자 촬영할 때 좋다.
삼각대나 별도의 촬영자가 없어도 긴 셀카봉을 이용하면 드론이 따라오는 듯한 시점이나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보는 장면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내게 360 카메라는 일반 액션캠보다 **‘혼자 움직이는 촬영팀 하나를 더 가지고 다니는 장비’**에 가깝다.
하지만 실사용하면서 아쉬운 부분도 분명하다.
360 영상은 두 개의 초광각 영상을 합치는 과정 때문에 렌즈 경계의 스티칭, 저조도에서의 노이즈와 디테일, 긴 촬영에서의 발열과 배터리, 촬영 후 대용량 파일을 스마트폰으로 옮기고 편집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스펙표의 해상도 숫자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래서 이번 DJI Osmo 360 II와 Insta360의 경쟁에서 내가 보고 싶은 것도 단순히 ‘몇 K냐’가 아니다.
실제 촬영에서 보고 싶은 건 ① 야간 화질과 다이내믹레인지 ② 움직일 때 스티칭 안정성 ③ 손떨림 보정 ④ 셀카봉 제거 결과 ⑤ 발열과 연속촬영시간 ⑥ 배터리 교환과 충전 속도 ⑦ 스마트폰으로 옮긴 뒤 편집·출력하는 과정이다.
특히 나는 여행지나 식당, 숙소 같은 현장에서 촬영하고 결과물을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용 콘텐츠로 다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작업에서는 최고 화질보다 꺼내서 바로 찍고, 놓치지 않고 담고, 휴대폰에서 빨리 편집해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DJI가 궁금하다.
DJI가 단순히 Insta360보다 높은 숫자를 들고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촬영부터 편집까지 실제 작업시간을 줄여주는 카메라를 만드는 것인지 보고 싶다.
나는 이미 Insta360 사용자다.
그래서 신제품이 나왔다고 바로 바꿀 생각보다는, 두 제품을 같은 장소에서 사용해보고 싶다.
낮의 바다, 해 질 무렵의 역광, 밤거리, 사람이 많은 시장 골목.
그리고 걷고 뛰면서 촬영한 영상까지.
스펙표가 아니라 현장에서 어느 쪽이 더 편하고 결과물이 좋은가.
사진을 오래 찍어보면 결국 장비 선택의 기준은 거기로 돌아온다.
좋은 카메라는 숫자가 높은 카메라가 아니라,
내가 찍고 싶은 순간을 덜 놓치게 해주는 카메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