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도 돼

뽑기

by마루

카드도 돼

회식이 끝났다.


이제 집에 가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동료 한 명이 내 팔을 잡았다.


"잠깐."


끌려간 곳은 원주 무실동의 가챠숍이었다.


밖에서는 몰랐다.


문을 열자 양쪽 벽이 전부 캡슐 뽑기였다.


캐릭터, 피규어, 작은 소품들.


색깔도, 불빛도 정신없이 반짝였다.


가격표를 보니 1코인 1,000원.


기계마다 필요한 코인 수가 달랐다.


나는 오른쪽 진열장을 가리켰다.


"저거 예쁘네."


동료가 내 얼굴을 빤히 봤다.


"내 눈을 봐."


마주 봤다.


동료가 오른쪽 기계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건 9코인이야."


잠깐 계산했다.


"9,000원?"


동료가 말했다.


"카드도 돼."


순간 웃음이 났다.


언제부터였을까.


현금이 없어도 살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늘어났다.


커피도 카드.


편의점도 카드.


이제는 캡슐 뽑기까지 카드였다.


나는 결국 아무것도 뽑지 않았다.


가게를 나오는데도 동료의 마지막 한마디가 자꾸 귀에 맴돌았다.


"카드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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