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요들을 듣다

요들

by마루


길에서 요들을 듣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별생각 없이 앞차를 바라보다가 이상한 글자를 발견했다.


요-를.


처음에는 오타인 줄 알았다.

무슨 뜻인지 한참을 들여다봤다.


그 아래에는 기아 레이 엠블럼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화살표 두 개가 그 엠블럼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제야 알았다.


요 + 레이 + 를.


순간 웃음이 났다.


그 차를 만든 사람은 분명 이 반응을 기다렸을 것이다.

신호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고개를 갸웃하고, 몇 초 뒤에 피식 웃는 장면.


길 위에는 이런 작은 장난이 의외로 많다.


누군가는 번호판으로 문장을 만들고,

누군가는 스티커 하나로 농담을 남긴다.


나는 사진을 찍었다.


아마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면 대부분은 말할 것이다.


“별거 아니네.”


맞다.

정말 별거 아니다.


누군가는 요들을 산에서 부른다고 한다.


나는 오늘 도심 한복판에서 요들을 들었다.


레이 한 대가 잠깐 불러준, 아주 짧은 요들이었다.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자 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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