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이 튀겨지는 동안, 만 원짜리를 문 개는 어디로

해수욕장

by마루

치킨이 튀겨지는 동안, 만 원짜리를 문 개는 어디로 갔나

어느 가라앉은 공단 골목길에서 들은 이야기

가게 안쪽에서는 기름이 쉼 없이 끓고 있었다. 닭이 기름 속으로 들어갈 때마다 지글거리는 소리가 좁은 가게를 가득 채웠고, 고소한 냄새는 열린 문틈을 지나 골목으로 흘러나갔다.

나는 카메라를 잠시 내려놓고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투명한 소주잔을 손끝으로 천천히 굴리며, 이 동네의 밤을 바라봤다.

이상한 풍경이었다.

이곳은 공단을 끼고 있는 동네다. 해가 지면 수많은 사람들이 골목으로 쏟아져 나온다. 한국인도 있었지만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훨씬 많이 눈에 들어왔다. 골목은 사람들로 붐볐고, 편의점 앞에도, 분식집 앞에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사람은 많은데 골목이 살아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술집마다 북적여야 할 시간인데 빈자리가 눈에 띄었고, 늦은 밤이면 웃음소리로 가득해야 할 거리에는 묘한 적막이 흘렀다. 사람은 있는데 활기가 없었다.

나는 치킨을 뒤집던 주인아저씨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저씨, 사람은 이렇게 많은데 왜 골목이 조용한 것 같죠? 왠지 예전보다 기운이 많이 빠진 느낌입니다."

아저씨는 집게를 멈춘 채 나를 한 번 바라봤다.

낯선 사람에게 쉽게 속마음을 꺼낼 표정은 아니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튀김기에서 끓는 기름 소리만 가게 안을 채웠다.

소주 몇 잔이 오간 뒤에야 아저씨가 입을 열었다.

«"결국 욕심이지."»

짧은 한마디였다.

아저씨는 잔을 내려놓으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공단 처음 생겼을 때는 정말 돈이 넘쳐났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왔지. 그때는 이 동네 개들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어. 가만히 있어도 장사가 됐으니까."»

잠시 말을 멈춘 아저씨는 씁쓸하게 웃었다.

근데 들어오는 사람을 손님으로 오래 봐야 했는데, 다들 잠깐 왔다 갈 사람이라고 생각한 거야. 한 번 오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했지.

그 말이 오래 남았다.

그러다 아저씨가 문득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울릉도 이야기 들어봤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는 통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한 번 찾아온 사람을 다시 오게 만드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그것을 잃으면 얼마나 오래 회복하기 힘든지를 자신의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잠깐의 이익은 남을지 몰라도, 사람의 마음은 남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다시 골목을 바라봤다.

사람들은 여전히 지나가고 있었다.

누군가는 휴대전화를 보며 걷고 있었고, 누군가는 편의점 앞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이 오래 머물고 싶은 동네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잠시 일하고, 잠시 쉬고, 다시 떠나는 생활의 공간.

그 정도의 거리감이 골목 전체에 흐르고 있었다.

바삭하게 튀겨진 치킨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입안에는 고소한 맛이 퍼졌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씁쓸함이 남았다.

문득 아저씨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

"이 동네 개들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녔어."

그 개들은 지금 어디로 갔을까.

사라진 것은 돈이었을까.

아니면 사람을 다시 찾아오게 만들던 마음이었을까.

치킨은 여전히 뜨거웠지만, 골목은 오래전에 식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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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AI로 블로그 하시면 좋으십니까?" 새벽 다섯 시 사십일 분에 달린 댓글이다. 나는 그 문장을 지우지 않았다. 볼수록 좋아졌다. 화두는 원래 그렇게 온다. 모르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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