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구루
주방 위 액자
원주 단구동 123부속구이.
지인과 마주 앉아 부속구이가 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시선은 불판이 아니라 주방 위 액자에서 오래 머물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한 그루의 소나무를 같은 자리에서 담은 사계절 사진이었다.
사진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계절보다 먼저 프레임이 보였다. 네 장 모두 나무의 크기와 구도가 거의 같았다. 계절은 바뀌었는데 시선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 사진 어디예요?"
주방에서 일하시던 이모님이 고기를 뒤집으며 말했다.
"강화도예요. 삼촌이 찍은 거라 자세한 건 잘 몰라요."
나는 겨울 사진을 다시 바라봤다.
눈 덮인 큰 소나무만 보이던 사진이었다.
조금 더 오래 바라보자 그 뒤에 작은 소나무 두 그루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없던 나무였다.
아니, 처음부터 있었는데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 순간 강화도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예전에는 진돗개도 두 마리 있었어요."
"지금은요?"
이모님은 잠시 웃더니 말했다.
"잊어먹었어요."
언제부터 없었는지.
왜 없었는지.
정말 잊어버린 것인지.
대답은 더 이상 없었다.
불판에서는 고기가 익어가고 있었다.
지인은 고기를 앞접시에 하나씩 올려놓고 있었고,
나는 주방 위 액자를 한 번 더 올려다봤다.
겨울 소나무 뒤,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두 그루가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