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익.
지금도 그 연결음을 기억한다.
삐──익.
삐리리리...
모뎀이 세상과 연결되던 소리.
그 소리를 듣기 위해 우리는 기다렸다.
처음 만난 세상은 인터넷이 아니었다.
천리안과 하이텔이었다.
우체국에 설치된 단말기 앞에 앉아 글을 읽었다.
사진도 거의 없었고, 영상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글만 있는데도 그 안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면 용돈을 모았다.
집에서도 하이텔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단말기는 학생이 사기에는 너무 비쌌다.
옆집 친구는 부잣집 아들이었다.
친구 방에는 윈도우 3.1이 설치된 컴퓨터가 있었다.
처음 마우스를 움직였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한다.
몇 년 동안 용돈을 모았다.
그리고 마침내 용산에서 삼성 컴퓨터를 샀다.
영화 〈접속〉에서 보던 세상이 내 방으로 들어왔다.
시간은 조금 더 흘렀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야후를 열어 보고,
라이코스를 검색하고,
어느 날 초록색 N 하나를 만났다.
투박한 첫 화면.
작은 검색창.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그 작은 검색창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포털이 될 줄은.
세월은 참 많이 흘렀다.
삐──익.
삐리리리...
그 소리를 들으며 처음 세상과 연결되었던 사람이,
오늘은 네이버 '모두의 회고 프로젝트'에
그 시절의 이야기를 다시 남긴다.
그때는 글 속에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은 그 글 속에, 내가 있다.
네이버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작은 검색 서비스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당시에는 야후와 라이코스가 더 익숙했고, 네이버가 지금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경쟁과 위기를 거치며 네이버는 검색을 넘어 메일, 카페, 블로그, 지도, 웹툰, AI까지 우리의 일상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네이버를 이끌었던 인물이 국가의 최고위 공직 후보로 거론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 글은 특정 기업이나 인물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천리안과 하이텔에서 시작해 작은 초록색 검색창을 처음 만났던 한 사람의 기억, 그리고 그 시간들이 지금의 기록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기술은 변했고 세상도 변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여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살아갑니다.
이 회고도, 그 기록들 가운데 한 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