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선장님의 바킹을 보고 있었다.
나도 차를 몬다.
하지만 배는 달랐다.
바다는 미끄러짐이 없고, 브레이크도 없다.
앞으로 나가던 배가 물의 저항을 안고 천천히 멈춘다.
그 스톱의 감각은 당구공이 마지막 힘을 다해 굴러가는 속도와 닮아 있었다.
가속보다 어려운 것은 멈춤이었다.
그 멈춤은 기술이 아니라 경험이었다.
선장님은 엔진 소리를 듣고, 물결의 흐름을 보고, 배의 무게를 느끼며 타이밍을 잡았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이상하게 올림픽 컬링이 떠올랐다.
힘으로 미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멈출지를 계산하는 경기.
결국 배도, 컬링도, 인생도 비슷한 것인지 모른다.
잘 가는 사람보다 잘 멈추는 사람이 더 어려운 법이니까.
에필로그
출항하면 배에 문자가 온다.
GPS가 자동으로 감지한다, 출항인지 귀항인지.
수상경찰이다.
그래야 사고가 나면 바로 출동할 수 있으니까.
선장님은 엔진 소리로, 물결로, 무게로 멈춤을 느낀다.
누군가는 좌표 하나로 그걸 느낀다.
완벽하려는 시스템과 느끼려는 사람.
그런데 그게 신기한 건 나뿐이다.
선장님에게도, 수상경찰에게도, 이건 그냥 일상이다.
매일 뜨는 문자, 매일 도는 좌표.
나만 그 앞에 멈춰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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