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문
관설동 산업도로 옆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서 있다.
안내판에는 수령 350년이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숫자보다 가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한 그루인데,
다섯 갈래였다.
굵은 줄기들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한 나무가 아니라,
다섯 그루가 서로 기대어 서 있는 것 같았다.
차들이 양쪽으로 지나갔다.
쉼 없이.
한때는 마을길이었을 곳이다.
지금은 넓은 도로가 되었지만,
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길이 나무를 피해 간 것인지,
나무가 길을 받아들인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돌담 안에는 벤치가 놓여 있었다.
누군가는 잠시 앉았다가 갔을 것이다.
장을 보러 가던 사람도 있었을 테고,
학교에 가던 아이도 있었을 것이다.
350년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나무 아래를 지나갔을까.
문득 이곳에 도로가 없던 시절이 궁금해졌다.
논이 있었을까.
소달구지가 다녔을까.
비 오는 날이면 누군가 이 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했을까.
나무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다섯 갈래의 팔을 하늘로 뻗고 있었다.
바람이 지나가고,
차가 지나가고,
사람이 지나간다.
나는 한참 동안 가지를 올려다보았다.
한 그루인데,
왜 다섯 갈래였을까.
사람은 한 번의 인생을 사는데,
기억은 여러 갈래로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