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부르는 디저트 세상

나의 취미생활 홈베이킹(3/4)

by이은호


카페에 가면 아무리 배가 불러도 음료와 함께 디저트 하나쯤은 주문하는 게 국룰이다. 부드러운 생크림 케이크이나 꾸덕한 초코 케이크가 인기가 높지만, 그 외에도 커피와 궁합이 맞는 디저트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낙엽이 하나둘 떨어지는 가을날. 카페 창가에 자리 잡고 앉아 마시는 따끈한 커피와 한입 베어 물면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풍미가 입안에 퍼지는 레몬 마들렌 한 조각. 불과 25g에 불과한 디저트이지만 그 효용가치는 훨씬 크게 느껴진다. 그러나 한두 개 딱 거기서 그치는 게 좋다.


디저트류는 빵에 비하여 열량이 높다. 종류에 따라 설탕 버터 초콜릿 등이 상상 이상으로 들어간다. 때문에 식빵 뜯어먹듯 양으로 먹으면 안 된다. 가끔 밥 대신 끼니처럼 먹거나 배부를 때까지 먹는 사람을 보는데, 위험한 선택이다. 초과 열량이 다 피하지방 내지는 내장지방으로 모인다. 넉넉한 배둘레를 원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디저트류는 맛만 보는데서 그치기를 권한다.


난 디저트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취미로 베이킹을 하기 때문에 만드는 건 즐기지만 먹는 건 별로다. 하기야 밥도 그렇고 먹을 건 딱 목숨 유지하는데 필요한 만큼만 먹으니 달콤한 디저트류라고 특별히 손이 더 가지는 않는다.


디저트류 중에서 만드는 데 시간과 정성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품목은 단연 크루아상이다. 이른바 3절 접기라는 방식으로 밀가루 반죽과 유지층을 겹겹이 243겹 쌓는다. 전문 매장에서는 기계를 사용하여 크루아상 반죽을 성형한다. 만약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로지 사람이 반죽을 민다면, 판매가격을 서너 배는 더 받아야 할 것이다.


제과제빵 기능사 시험 때 보통의 디저트류 시험시간이 2시간 정도인데, 크루아상의 경우는 4시간 반이다.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시험과목은 무작위로 출제되는데, 하필 그날 크루아상이 출제되면 응시자의 절반 이상이 시작도 전에 포기하고 시험장을 떠난다고 한다.


취미로 베이킹을 하면서 당연히 크루아상에 도전하였다. 크루아상 말고도 페이스트리나 뱅오쇼콜라도 똑같이 반죽 3절 접기 신공을 펼쳐야 한다. 밀대로 반죽을 직사각형으로 밀고, 3절로 접고, 다시 밀고, 다시 접고. 한참 반죽과 씨름하다 보면 팔에는 근육이 불끈 솟고 이마에는 땀이 흐른다.


그런 면에서 보면,

베이킹은 노동이다. 그리고 노동으로 흘리는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아울러 내가 베이킹에서 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노동의 가치를 아는 세대라서가 아닐까 싶다.



3절 접기 겨우 한번. 이걸 네번 접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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