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취미생활 홈베이킹(2/4)
퇴직 후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펜션을 운영하면 어떨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울러 펜션 한편에 작업장을 마련하여 투숙객을 대상으로 베이킹 클래스를 열어도 좋을 것 같았다.
연인들에게는 부드럽고 달콤한 케이크를, 장비 사용이 힘들 아이들에게는 쿠키를 만들게 할 참이었다. 빵류는 기계로 반죽하여 빵틀에 넣어 구우면 끝이지만, 쿠키는 그렇지가 않다. 아이들이 반죽을 조물락거리며 얼마든지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게다가 직접 구운 쿠키를 맛보는 즐거움까지.
인간의 뇌활동의 80%는 손 사용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글을 쓰던 그림을 그리던 도구를 사용하던, 손 감각과 섬세한 근육 운동과 생각과 반응 등의 복합작용이 뇌기능을 크게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인류가 이루어낸 문명의 대부분도 손 사용의 결과가 아닌가 말이다.
너무도 이른 나이부터 스마트폰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요즘. 바카라 읽기 글쓰기 그림 그리기 등 능동적 활동은 점점 줄어들고, 수동적이고 지나치게 시각적인 뇌자극은 뇌의 기형적 발달을 초래한다. 그게 신인류의 발전방향인지는 모르겠는데, 절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손으로 조물락조물락 쿠키 만들기는 아이들 정서발달과 뇌기능 향상에 훌륭한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쿠키 만들기에는 다양한 도구가 쓰인다. 반죽을 담아서 적당한 양과 모양으로 짜는 짤주머니와 깍지.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떠 모양을 만드는 아이스크림 스쿱.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모양의 쿠키 커터. 그게 아니더라도 대강의 모양을 잡아주는 원형이나 사각형 틀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렇게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여 여러가지 모양의 쿠키를 만들며 손 감각을 익히고 창의력을 높일 수 있다.
펜션 운영의 꿈은 사라지고 베이킹 클래스도 요원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가끔 쿠키를 굽는다. 나이 들면서 아이 못지않게 뇌활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조물락조물락 쿠키를 만든다. 더구나 얼마 전에는 외손자와 함께 쿠키 굽는 꿈도 이루었다. 더 이상 무엇을 바라랴.
재미가 쏠쏠한 쿠키 만들기. 나이 들어서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소소한 행복이다.
외손자와 함께 쿠키를 만들었던 소중한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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