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캔 감자로 감자빵 만들기

그 남자의 홈베이킹

by이은호


손윗동서가 관리하는 농장이 있다. 아내가 몇 번 드나들더니 요즘 밭일에 푹 빠졌다. 사흘이 멀다 하고 농장엘 간다. 덕분에 요즘 식탁이 토끼밥상으로 바뀌었다. 상추, 깻잎, 당귀, 머위, 오이, 고추 등 초록 일색이다. 잎채소를 많이 먹어야 장건강에 좋다며 부지런히 씹어 삼키라고 강요다. 뭐 덕분에 화장실에서 볼일은 잘 본다.


나도 몇 번 농장에 동행하였다. 그러나 밭일에 취미도 흥미도 없는 나는 그늘막에 앉아 숨쉬기만 하다가 온다. 아참, 모기한테 밥 주는 건 내 몫이다. 산모기가 어찌나 독한지 물린 자리가 대번에 부어오른다. 가렵기는 또 어찌나 가려운지.


그러다 보니 아내가 같이 가자고 졸라도 매번 따라나서지는 않는다. 나이 들면서 부부가 잘 지내려면 '따로 또 같이'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아내도 잘 이해하고 있어서 매번 동행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맛있는 게 있을 땐 꼭 따라붙는다.


야외에서 지글지글 불판에 삼겹살 구워 먹는 건 정말 좋다. 집에서 먹는 거와는 확실히 다르다. 고깃집에서 먹는 것 보다도 더 좋다. 더구나 내가 하는 역할이라는 게 맛있게 먹어주는 것뿐이라서 더욱더 좋다.


온라인 게임 다닐 땐 먹고산다고 바빠서 자주 만나지 못했던 형님과 처형을 이제야 자주 만난다. 같이 밥 한 끼 먹거나 차 한잔 하는 게 다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자주 보게 되어 다행이다 싶다. 아무쪼록 건강하게 평온한 노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칠순 넘은 형님이 무슨 작물을 그렇게 많이 심으시는지, 뜯어도 뜯어도 감당이 안된다. 노는 땅은 많고 의욕은 앞서고. 팔 것도 아니고 지인들과 나눠 먹는 게 다인데, 의욕과잉이 분명해 보인다.


지난주에는 아내와 함께 가서 감자수확을 했다. 물론 나는 꼼짝도 안 했고, 수확한 감자 사진 한 장 찍는 것으로 역할을 다했다. 감자가 손수레에 한가득이었다. 저걸 누가 다 먹지? 이제 삼시세끼 감자인가? 걱정이 앞섰다.



삼시세끼 감자만 먹자니 차라리 감자빵을 만들자 싶었다.


강력밀가루, 설탕, 소금, 버터, 계란, 드라이이스트, 물, 크랜베리 그리고 삶은 감자. 재료를 몽땅 넣고 반죽 시작. 이때 주의할 점은 삶은 감자에서 수분이 많이 나오므로 물 조절을 잘해야 한다는 것. 아울러 감자빵 반죽은 조금 질게 하는 게 좋다.


1차 발효 후 70g씩 분할하여 둥글리기. 윗면에 파슬리나 바질 가루를 섞은 아보카도 유를 바르고, 소금빵 위에 뿌리는 펄솔트를 솔솔 뿌린다. 이렇게 하면 감자 비슷한 모양을 얻을 수 있다. 이후 2차 발효 후 오븐에 구우면 완성.


동글동글 모양도 예쁜 감자빵이 만들어졌다. 감자빵은 쫄깃한 식감이 특징. 표면에 뿌린 펄솔트 덕분에 짭조름하다. 취향에 따라 버터나 잼을 발라 먹어도 좋다.



지금까지 제가 아니고 '아내가' 직접 캔 감자로 감자빵 만든 이야기였습니다. 감자빵 맛있다고 아내가 감자 무더기로 들고 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식탁도 토끼밥상에서 호랑이밥상으로 바뀌길 희망해 봅니다. 제가 사실 호랑이띱니다.



갤럭시 스마트폰 AI 기능이 바꿔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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