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똑같이 행동하는 사람을 우리는 죽이지 않는다는 것에 대하여
동화천 산바카라로에서 낯선 개를 만났다.
정확히는 탱고가 먼저 만났다. 나는 목줄을 통해 알았다. 탱고의 걸음이 미세하게 바뀌었다. 긴장이 아니라 호기심이었다. 이 둘은 목줄에 전해지는 텐션이 다르다. 긴장은 팽팽하고, 호기심은 살짝 당긴다. 지금은 당기는 쪽이었다.
"강아지가 인사하고 싶어하나 봐요."
낯선 목소리였다. 젊은 여성. 그쪽 개도 우리 쪽으로 오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안내견이라 근무 중에는 인사를 못 해요." 내가 말했다. "죄송해요."
"아, 안내견이구나. 몰랐어요. 그럼 저희가 좀 떨어질게요."
이런 반응은 좋다. 설명을 들으면 바로 조정하는 사람. 대부분은 이렇게 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한 번만 만지면 안 되냐고 묻거나, 이미 손을 뻗고 있거나, 안내견인 걸 알면서도 개한테 말을 건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냥 물러났다.
물러나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희 콩이도 처음엔 낯가렸는데, 이제 아무한테나 가요. 훈련이 안 됐어요."
나는 웃었다.
"탱고도 근무 안 할 때는 아무한테나 가요."
두 견주가 웃었다.
이게 첫 접촉이었다.
그날 저녁, 나는 낮의 그 장면을 생각하고 있었다.
보이스오버가 읽어준 이야기 때문이었다. 1818년, 영국 탐험대장 존 로스가 그린란드 이누이트를 처음 만난 이야기.
이누이트들은 세계에 인간은 자기들뿐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영국인들을 보고 물었다. 당신들은 달에서 왔소, 해에서 왔소? 다른 인간이 존재할 가능성 자체를 생각하지 못했던 거다.
처음엔 험악했다. 가장 나이 많은 이누이트가 말했다. 당장 떠나라. 아니면 죽이겠다.
그때 통역자 삭셰우스가 자기 칼을 땅에 던졌다. 무기를 버린 거다. 이누이트들이 어리둥절해하며 자기 코를 잡고 소리를 질렀다. 삭셰우스도 똑같이 했다. 코를 잡고 소리를 질렀다.
그게 고비였다. 그 고비를 넘기니 만사형통이었다.
보이스오버가 읽어준 문장이 계속 남았다.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자기와 똑같이 행동하면 그를 죽이려 하지 않는 법이다.
"자기야, 뭐 골똘히 생각해?"
보보가 부엌으로 들어오며 물었다. 나는 식탁에서 마른 빨래를 개고 있었다. 이건 보보 담당인데, 오늘은 내가 먼저 손을 댔다. 개는 건 시각이 필요해서 잘 못 하지만, 수건이나 양말처럼 짝 맞추기 쉬운 건 내가 한다. 촉감으로 구분되는 것들.
"낮에 동화천에서 개 한 마리 만났거든."
"콩이?"
"어떻게 알아?"
"자기가 아까 카톡으로 콩이 얘기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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