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해드리다 보면 은퇴하고 나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답답함을 벗어나기 위해 방법을 찾고 싶어들 하세요.
쉬는 것도 쉬어본 사람들이 쉬는 것이고, 노는 것도 놀아본 사람들이 노는 것이죠. 쉬고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계속 주어지면 그것도 계속 할 것이 아니라는 말들을 하세요.
그런데 많은 분들의 이야기와 모습을 보면, 단지 이것만이 이유는 아니세요. 집과 가족과 보내는 분위기가 어색해서 더 불편한 것입니다. 존재감 없고, 역할 없는 것이 더 힘들게 만들죠.
아내는 바쁜 듯 자기 일을 하고, 자녀들은 각자 자신의 삶을 살기 바쁩니다.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으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그런데 이런 반응은 퇴직한 우리네 아버님들의 모습만은 아닙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읽고 살피는 것은 미루거나 하지 않고 열심히 달리기만 했던 모든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이고 모습입니다. 정말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몸과 마음의 상태는 뭔가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커서 더 분주하고 불편해지고 불안해지는 것입니다.
우선,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고 영감을 받을 수 있게 하나의 사례를 들려드리고, 답답함과 불안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알아야 하는 것들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언더커버 셰프'라는 방송이 있습니다. 유명 셰프가 낯선 나라의 낯선 주방에서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음식 만드는 것을 배우며 적응해가는 것을 담는 내용입니다. 참가한 셰프 중 중식 여왕이라고 불리는 정지선 셰프가 있는 참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국의 대형 식당의 주방에서 일하게 된 정지선 셰프는 첫날 점심 영업이 시작되자 주문이 쏟아지고 주방에 있는 직원들은 자신이 맡은 일을 빠르게 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칼판을 맡고 있는 요리사들은은 칼판에서, 불판에 있는 요리사들은 불판에서. 전쟁터 같이 움직입니다.
모든 직원들고 요리사들이 분주하고 빠르게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정지선 셰프는 두 손을 모으고 멀뚱멀뚱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다가 사람들 분주하게 움직이는 동선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 구석진 벽쪽에 몸을 붙여 피해만 주지 않으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뭘 하라고 일을 주는 사람도, 시키는 사람도 없고, 정말 각자 역할이 있는데 자신이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상황인 거였죠.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만 있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같이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샘 킴 셰프가 말합니다.
"저 마음 너무 잘 알아"
네, 샘킴 셰프는 이탈리아의 식당에 가서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경험을 하고 있었어요.
"괜히 중간에 끼어들어 망치면 안 되니까."
정말 혼자 덩그러니 바쁘고 분주하게 자신의 역할들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뿐이였어요.
"조금 정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더 눈치가 보이더라고요."
한참을 서서 보고 있던 정지선 셰프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냥 뭔가 빨리 도움이 돼야겠다.'
'뭐든 해 봐야지.'
이런 말을 하고는 움직이는 동선들을 보고 있다가 자신이 도움이 되어줄 수 있는 부분을 캐치해서 그곳에 있는 직원 곁에 스윽 갑니다. 그리고 그때 때마침 완성된 요리가 나왔습니다.
옆에 있는 직원에게 주문지에 있는 요리와 나온 요리가 맞는지를 물어서 확인하고. 셰프가 빈 접시를 내려놓으면 눈치껏 빈 접시를 정리하고, 완성된 음식이 있으면 와 있는 홀 직원들에게 전달해주고, 그리고 음식이 나오는 자리는 깨끗할 수 있게 바로바로 행주로 닦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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