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시,
다시 병월을 찾게 되었다.
웬만큼 아프지 않으면 병원을 가지 않는다.
열이 펄펄 나도 디스크가 떠져서 한 달을 쩔뚝거리며 밤새 잠을 못 자도
난 참았다. 그러다 결국 참고 참다 한 쪽다리를 질질 끌고 병원을 찾았다.
난 병원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 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유독 더 그렇다.
그랬던 내가 이번에 내 손으로 전화를 걸고 먼 곳까지 신경정신과를 찾았다.
그저 나는 예민한 사람이라고 때론 운이 좀 없는 편이지만 그래도 나는 잘 살아 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열흘 넘게 숨 쉬는 게 힘들다. 소화가 되지 않아 소화제를 달고 산다.
먹지 않아도 속이 더부륵 하고 복통으로 힘들다.
5년 전 공황발작을 일으키기 전 이런 증상들이 있었다.
몸이 보내는 신호다.
그래 여기까지 어떻게든 살아 보려 했다. 그런데 그다음은 오한이 온다.
그리고 심장이 가만히 있는데 벌렁벌렁 백 미터 달리기를 한 사람처럼 뛴다.
마지막으로 온몸에 기운이 빠져 움직일수가 없다.
알 수 없는 먹먹함에 감은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아직은 이른 가을이지만 낙엽이 떨어지고 있었다.
장거리 운전이라며 함께 동행을 해준 가깝게지내는 언니 차를 타고 강변북로 길을 따라
가을이 묻어있는 길을 달렸다.
조금 일찍 도착한 병원에 차를 두고 오랜만에 압구정 거리를 걸었다.
가만가만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좋다. 생각보다 한적한 길에 들어 서니 나뭇가지가 반갑다는 듯
흔들거리며 메마른 나뭇잎 부대끼는 소리를 낸다.
악기로 하면....? 카바샤?
난 잠시 서서 눈을 감고 지휘자 바람, 연주자 나무, 싱어 새들의 음악회를 감상했다.
동행해 준 언니들의 빠른 걸음을 쫓아 걸을 수가 없었다.
내가 뭐라고 걱정해 주고 함께 동행까지 해준 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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