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大)에 봉황 봉(鳳). 큰 봉황이 머무는 산에서 산바카라하듯이 여행하기
함양에 가면 큰 대(大)에 봉황 봉(鳳). 큰 봉황이 머무는 산이라는 뜻을 가진 산이 있다. 함양 사람들 사이에는 이 산에서 세 명의 큰 인물이 난다는 이야기가 오래 전해져 왔다고 한다. 무언가를 바라는 사람들이 지명을 짓고 그 지명이 다시 세대를 건너 사람들의 기대가 담겨 있다. 사람들이 휴식을 위해 떠나는 대봉산휴양밸리는 하나의 시설이 아니라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이용을 해볼 수가 있다.
첫 번째는 체험과 액티비티가 모인 쪽이 대봉스카이랜드다. 모노레일과 라인, 대봉산자연휴양림, 산림욕장, 대봉힐링관이 이 구역에 있다. 숙박과 휴양이 중심인 쪽은 대봉캠핑랜드가 따로 조성이 되어 있다. 캠핑장과 숲 속의 집, 대봉사나래관 같은 숙소가 이쪽에 자리하고 있다.
처음 오는 사람이 가장 많이 헷갈릴 수가 있는데 모노레일을 타러 왔는데 숙소가 다른 골짜기에 있고 숙박을 잡아두고 왔는데 매표소는 저 아래 있다. 목적지를 정할 때 스카이랜드인지 캠핑랜드인지부터 나눠 두면 동선이 단순해지니 확인하고 이용하는 것이 좋다.
대봉모노레일은 하부승강장에서 대봉산 천왕봉까지 이어진다. 길이는 3.93킬로미터로 산악 관광 모노레일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다. 전 구간을 완주하는 데 한 시간 남짓 걸린다. 궤도는 산허리를 크게 휘감으며 올라간다. 걸어서 올랐다면 몇 시간이 걸렸을 길이다. 그 길을 앉은 채로 지나간다는 감각이 이 시설의 핵심이다.
모노레일을 이용하면 편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산을 오르는 노동이 사라진 자리에 풍경을 바라볼 여유로 풍경을 만나볼 수가 있다. 정상 천왕봉은 해발 1,228미터 지점에 전망대가 놓여 있다. 날이 맑으면 지리산 천왕봉까지 보인다. 두 천왕봉 사이의 직선거리는 약 30킬로 미터다. 이름이 같은 두 봉우리가 서로를 마주 본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방법은 선택할 수가 있다. 하나는 다시 모노레일에 앉아서 내려가는 것이다. 올라온 궤도와 다른 방향으로 순환하기 때문에 오를 때 보지 못한 풍경이 새로 나타난다. 오르막에서는 앞만 보이지만 내리막에서는 골짜기를 보면서 내려갈 수가 있다.
다른 하나는 짚라인이다. 대봉짚라인은 다섯 개 코스로 나뉘고 총길이는 3.27킬로 미터다. 1코스는 첫 비행의 두려움을 덜고 탑승 자세를 익히는 구간이다. 중간 코스에서는 골짜기를 가로질러 반대편 능선으로 건너간다. 가장 긴 구간을 지나 마지막 5코스에서는 긴장이 풀린 채 착지하게 된다.
짚라인은 안전교육 20분을 마친 뒤 탑승이 시작된다. 모노레일 상행에 짚라인 하행을 붙이는 코스는 짚라인 구간만 100분쯤 잡아야 한다. 반나절 일정으로 생각하는 편이 안전하다. 탑승 제한도 미리 봐 두는 게 좋다. 모노레일은 임신부와 만 6세 미만 영유아, 심장 질환자 등이 탈 수 없다. 짚라인은 여기에 더해 고혈압과 공황장애, 근골격계 질환, 최근 3개월 이내 수술 이력, 고소공포증, 음주 상태인 사람의 탑승을 제한한다.
모노레일과 짚라인은 온라인 사전 예약이 기본이다. 방문 당일 온라인 예약은 되지 않으니 날짜가 정해졌다면 미리 잡아야 한다. 주차는 제1주차장에 하고 셔틀버스로 탑승장까지 올라가는 방법이다. 모노레일은 예매 시간 30분 전, 짚라인은 1시간 전까지 셔틀 탑승을 마쳐야 한다. 시간을 놓쳐 타지 못한 경우 환불이 되지 않는다. 여유를 크게 잡는 편이 낫다.
요금은 모노레일 왕복 기준 성인 15,000원 선이다. 청소년과 경로우대자, 군인, 장애인, 유공자는 12,000원, 어린이와 유아는 10,000원 수준으로 안내된다. 라인은 단일 코스와 5코스 종합권 요금이 따로 있고 5코스 전체 이용은 5만 원대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한 가지는 짚고 가야 한다. 요금과 운영시간은 자료마다 조금씩 다르게 적혀 있고 계절에 따라서도 바뀐다. 휴장일 역시 매주 화요일을 기본으로 하되 월 단위 안전점검 휴장이 따로 있다. 기상 악화나 시설 점검으로 운행이 멈추기도 한다. 위 숫자는 참고로만 두고 방문 전 공식 누리집 공지를 확인하는 편이 확실하다.
산림청이 조성한 대봉산림욕장에는 자연관찰원과 유아숲체험원이 있다. 이정표를 따라가면 수변쉼터와 만병초원, 만남의 숲으로 길이 갈라진다. 포장된 임도와 돌을 놓아 만든 오솔길이 번갈아 이어지고 그 사이로 계곡물소리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대봉힐링관까지 이어지는 산바카라로는 0.8킬로미터 남짓이다. 짧지만 산의 안쪽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은 분명하다. 모노레일이 지나가는 궤도 아래를 걸어서 통과하는 구간도 있다. 생태숲체험관에서는 나무 조각으로 소품을 만드는 목공예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이를 데리고 왔다면 이 체험 하나로 오후 한나절을 보내볼 수가 있다.
숲해설과 산림치유처럼 예약제로 진행되는 프로그램도 있다. 그늘에 돗자리를 깔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숲멍 프로그램은 이름 그대로다. 무언가를 하러 산에 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기 위해 오는 방식이 이제 하나의 프로그램이 되었다.
대봉힐링관은 성격이 조금 다른 공간이다. 치유와 교육, 숙박 기능을 함께 갖춘 3층 규모의 환경성질환 예방·관리센터다. 기초검진과 체험이 가능한 건강체험동, 어린이 프로그램을 위한 숲 속누리동, 숙박동으로 나뉜다. 건식 족욕기부터 골반 교정기까지 아홉 종의 건강관리 기구를 쓸 수 있고 꽃차와 아로마오일을 활용한 프로그램도 상시 열린다.
대봉산 자연휴양림의 숙박시설은 세 종류로 나뉘어 있는데 숲 속의 집은 독립 숙박동이다. 대나무 둥지와 솔향기 둥지, 불로초 둥지가 4인 기준이고 별사랑 둥지는 8인용이다. 통유리창 너머로 원산지구 일대와 지리산 천왕봉이 들어온다. TV와 에어컨, 침구가 갖춰져 있고 냉장고와 전기밥솥, 조리도구까지 비치되어 있어 장을 봐 와서 해 먹기 좋다.
대봉사나래관은 4인실을 갖춘 2층 단체용 숙박시설이다. 워크숍이나 소규모 단체 여행에 어울린다. 야영을 원한다면 캠핑장 데크를 쓸 수 있다. 건물을 경사면에 앉혀 지은 덕분에 어느 자리에 묵어도 시야가 크게 막히지 않는다.
예약은 숲나들e 또는 대봉산휴양밸리 공식 누리집에서 할 수가 있다. 전부 온라인 예약제다. 경남도민과 함양군민을 대상으로 한 우선예약제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 경우 입실할 때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을 챙겨야 한다. 일반 이용객 예약은 주 단위로 추가 오픈되는 방식으로 안내된다.
대봉산휴양밸리 입구에는 초록색 새싹 조형물이 서 있는데 철판을 이용해 만든 잎사귀가 소나무 사이로 솟아 있다. 봉황이 머문다는 산 앞에 놓인 것은 봉황이 아니라 이제 막 돋아난 싹처럼 보인다. 올해 9월에는 추석이 있는데 추석을 맞아 자연의 싱그러움을 만나볼 수 있는 대봉산자연휴양림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함양 대봉산휴양밸리 경남 함양군 병곡면 병곡지곡로 331~333 일원 대봉스카이랜드 · 대봉캠핑랜드 · 대봉산자연휴양림 · 대봉힐링관 숙박 예약: 숲나들e / 체험 예약: 대봉산휴양밸리 공식 누리집 요금과 운영시간, 휴장일은 계절과 시기에 따라 변동되므로 방문 전 공지 확인 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