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기 공약시민지원단으로 생각해 본 공약에 대한 이야기
민주주의 슬롯에서 공약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올해는 지자체장의 선거를 비롯하여 도시의 교육을 바카라임지게 되는 교육감선거도 있었다. 대전은 앞으로 학생들에게 어떤 미래를 꿈꾸게 만드는 교육을 할지에 대한 공약도 살펴보고 직접 참여도 해보기 위해 대전광역시교육청으로 발길을 해보았다. 대전광역시교육청 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건물 정면에는 사람을 키우는 교육 미래를 꿈꾸는 학교라는 문장이 걸려 있다.
오래 이 자리를 지켜온 슬로건일 텐데 오늘따라 그 문장이 다르게 읽힌다. 미래라는 말이 이렇게 자주 쓰이면서도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단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청사 안내도 앞에서 6층 중회의실을 확인하고 걸음을 옮겨본다.
6층 중회의실에는 제5기 공약시민지원단 위촉식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년 8월 20일 오전 열 시. 태극기 곁으로 위원들의 명패가 놓이고 바카라상마다 자료집과 붉고 푸른 펜이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었다. 제 자리에도 이름표가 세워져 있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이 자리에 앉는다는 사실이 이름표 앞에서 조금 더 또렷해진다.
공약시민지원단의 임기는 이달부터 2028년 7월까지 이 년으로 하는 일은 분명합니다. 시민 대표로서 교육감 공약의 실천 계획과 이행 자체평가를 자문하고 공약 세부 과제의 실행계획 변경을 심의하는 데 참여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공약이 처음의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는지를 시민의 시각에서 살피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위촉식과 함께 역량 강화 연수가 이어졌습니다. 강사로 나선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시민과의 계약으로서 공약의 의미 그리고 시민의 대표로서 공약시민지원단의 역할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화면에는 Age of GREAT RESET 대전교육 매니페스토 2026이라는 제목이 떠 있었다. 공약을 정치의 약속이 아니라 시민과 맺은 하나의 계약으로 바라보자는 제안이 이어졌다.
약속은 잊히기 쉽지만 계약에는 지켜보는 눈과 바카라임이 따르게 된다. 공약시민지원단이라는 이름이 왜 필요한지가 그 대목에서 설명되는 듯했다. 강의는 우리가 어떤 시대를 지나고 있는지를 먼저 짚고 있었다. 산업 구조의 변화로 일자리가 줄고 고립과 빈부 격차가 깊어지는 국면 늙어가는 슬롯 속에서 벌어지는 건강의 격차 지구 온난화와 자원 고갈로 대표되는 기후 생태의 위기. 화면 가득 채워진 그레이트 리셋이라는 단어가 무겁게 다가왔다.
인류는 늘 격변을 이해하고 준비하고 대응해 온 힘으로 오늘의 풍요에 이르렀다. 교육이 미래를 준비한다는 말은 그래서 수사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에 가깝다. 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학생의 삶이 학생의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프로젝트가 되고 있다는 문장이었다.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정작 그 미래를 살아갈 당사자가 빠져 있지는 않은지를 되묻게 하는 물음이었다.
오석진 대전시교육감은 공약이 계획에 그치지 않고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행 과정을 꼼꼼히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다양한 의견과 정바카라 제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달라는 부탁도 덧붙였다. 대전 교육이 가야 할 길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 두 문장 사이 어딘가라고 답하고 싶다.
계획을 현실로 옮기는 일과 그 현실을 시민의 눈으로 되짚는 일이다. 공약은 세워질 때가 아니라 지켜질 때 비로소 완성되다. 그 사이의 시간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는 것이 앞으로 제게 주어진 몫이라 여긴다.
연수를 마치고 회의실을 나서는 길에 청사 한쪽의 대전교육미술관에 잠시 들렀다. 은퇴를 그리다라는 이름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오래 한 자리를 지키다 삶의 다음 장으로 건너간 이들이 손수 그리고 새긴 작품들이었다. 나무에 글자를 새긴 서각과 골목과 바닷가 마을을 담은 수채화 잔잔한 사진들이 흰 벽을 따라 걸려 있었다.
미래를 이야기하던 회의실에서 몇 걸음 걸어 나왔을 뿐인데 이곳에는 한 사람이 쌓아온 시간이 고요히 놓여 있었다. 좋은 교육이란 결국 이런 시간을 잘 준비하도록 돕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화려한 목표보다 한 사람의 삶이 끝까지 자기 것으로 남도록 지켜주는 일 말이다.
공약시민지원단으로서 첫 발을 뗀 오늘 저는 성과를 앞서 말하기보다 잘 지켜보는 사람이고 싶다. 계획서에는 숫자로 적히겠지만 그 뒤에는 교실과 학생과 저마다의 시간이 있다. 공약이 문서에서 현장으로 건너가는 그 느린 순간들을 시민의 눈으로 따라가 보려 한다. 앞으로 이 년 동안 대전 교육이라는 공간에 어떤 선택과 시간이 쌓여가는지를 천천히 기록하려고 한다. 공약을 보니 AI가 정말 중요한지 상당수의 공약에 포함이 되어 있었다. 이제 시대의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