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의 여름휴가

여름밥상과 볼거리, 먹거리, 데크길과 정원이 있는 삽교호

8월도 벌써 중순으로 향해가고 있다. 제대로 된 휴가를 떠나보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올해 여름은 아쉽기만 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는 가운데 자주 방문하는 당진의 삽교호를 방문해 보았다. 1979년 삽교천 하구에 3,360미터의 둑이 놓였는데 방조제 하나가 밀물과 썰물의 흐름을 끊으면서 짠물은 민물이 되었고 갯벌은 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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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교호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바다였던 것이 호수가 되고 물에 잠기던 자리가 사람이 걷는 땅으로 바뀐 곳이다. 바다공원의 데크는 호수와 바다가 맞닿는 경계를 따라 길게 이어지며 덥지만 않으면 걷기에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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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조제는 갯벌을 논으로 바꿨지만 사람들의 밥상은 여전히 바다 쪽으로 놓인다. 뒤로는 초록의 논이 펼쳐지고 앞으로는 조개를 굽는 연기가 오르는 풍경이 조금은 낯설다. 먹거리가 있는 해산물시장을 지나면 함상공원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진 함상공원으로 퇴역한 군함 두 척이 뭍에 올라 있다. 한 척은 구축함이고 한 척은 상륙함이다. 대공과 대함 그리고 대잠 능력을 두루 갖췄던 배와 해병대 병력과 장비를 실어 나르던 배로 낮시간에는 누구나 이곳을 걸어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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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눈길을 오래 붙드는 것은 그 앞의 작은 것들이다. 수륙양용 장갑차 두 대에 커다란 눈과 이빨이 그려져 있다. 위장색 철판 위에 만화 같은 얼굴이 얹히자 전차는 놀이기구가 된다. '50킬로그램 이상 사용 금지'라는 안내가 붙은 어린이 체험시설이다. 상륙 작전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가 아이들의 웃음 곁에서 함께 웃고 있는 것을 보면 잠시 군대에 있을 때 생각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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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한복판에서는 분수가 솟는다. 바닥에서 곧게 뻗은 물줄기가 한여름의 무더위를 잠시 식혀준다. 소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사람들이 앉아 그 장면을 오래 지켜본다. 파도가 밀려오지 않는 물가에서 물은 이렇게 다른 풍경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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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 위에 갈매기 한 마리가 앉아 있다. 깃털이 아직 갈색으로 얼룩진 어린 새는 사람을 별로 겁내지 않아서 조금 신기하다. 조금 떨어진 나무 울타리에는 다 자란 갈매기가 흰 가슴을 세우고 물 쪽을 바라보고 그 너머로 커다란 돛 모양의 조형물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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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삽교호 바다공원이 나오는데 무더운 여름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시간마다 나오는 분수에서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더위는 잠시 사라진 느낌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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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초입은 붉은 간판으로 빼곡한데 이곳에서 조개구이를 먹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대한민국 NO.1 치즈조개구이 무한리필' 같은 문구가 건물에서 눈에 뜨인다. 조개구이와 회 그리고 칼국수, 왕새우소금버터구이등 다양한 먹거리가 보인다. 가게 앞 수조에는 오늘 팔릴 것들이 담겨 있고 여름의 공기에는 짠 냄새가 배어 있다. 언젠가는 이곳에서 식사를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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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있는 공원을 지나서 안쪽으로 들어오면 최근에 조성된 삽교호정원이 나온다. 돌담에 '삽교호정원'이라는 글자가 박혀 있고 그 아래 무지개색 의자가 나란히 놓여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크림색 차양막 몇 장이 하늘 대신 그늘을 드리우는 것이 삽교호정원만의 매력을 보여준다.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고 보라색 꽃이 길 양옆으로 번진다. 낮은 언덕과 벽돌길, 검은 현무암과 작은 나무 팻말이 손질된 자리마다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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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가장자리에는 논이 있다. 방조제가 만들어놓은 그 논이다. 벼가 초록으로 익어 가는 밭 곁에 사람이 일부러 가꾼 화단이 붙어 있다. 오래된 간척지와 새로 조성한 정원이 담장 하나 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 자리에서 바다는 호수가 되고 갯벌은 논이 되고 군함은 놀이기구가 되고 논의 끝은 정원으로 조성이 되었다. 삽교호의 8월은 이렇게 지나가겠지만 가을에도 다시 방문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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