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按舞家)로 활동할 수 있는 그의 내공에 대하여....
춤을 출 수 있고 춤을 배웠다고 누구나 안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사람을 알고 춤을 보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마음으로 이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예술가의 삶을 세세하게 다 알고 기억하진 못 해도 어느 한 분야에서 빛이 나는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로 옮기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이 연재의 초안을 구상했던 때도 있었죠.
춤을 추신 분들의 이야기들도 좋았지만 발레 작품을 만드는 안무가를 만나는 일은 어떤 일인지 내심 궁금했던 이유는 지난해 어느 날 국립발레단의 정기 공연을 보러 갔고 공연 팸플릿에서 그가 재안무 했던 전막 공연을 보면서 처음엔 그의 이름이 당시엔 낯설기도 했었지만 신문 기사상으로 강수진 단장이 발탁한 안무가라는 표현에 마음이 작품에 대한 기대만큼 전체적인 내용이 궁금했던 관객의 입장이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반 관객의 시선으로 작품을 볼 뿐이지.. 공연을 한 번만 보고 그 작품에 대한 이해나 예술의 깊이를 다 헤아리기엔 작품에 대한 마음의 깊이와 넓이가 전문가들과는 많이 다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니 그 단체의 수장이 선택한 안무가라면... 일단 믿고 공연을 보는 것이 관객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무대가 열리고 공연이 올려진 이후에 재안무 된 전막 발레 작품을 보고 무언가 가슴속에서 가슴 찡한 어떤 것이 올라왔을 때 이 작품을 만든 안무가의 말대로 그 공연을 보는 동안에라도 세상사의 근심도 걱정도 잠시라도 한시름 놓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하지 아니한가?라는 생각을 명확하게 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송정빈 안무가라는 이름 석 자를 정확히 되뇌이며 집으로 돌아갔던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기도 합니다.
결국 춤으로 빛날 사람.
공연을 보고 무대 위에서 만났던 사람을 직접 1:1로 만난다는 일 또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인터뷰를 하러 갈 때마다 실감하곤 합니다. 서로 믿고 예술가로서의 삶을 이야기로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인터뷰하는 현장에서는 더욱더 실감하게 되는 일이기도 하지요. 그래서인지 그를 만나서 그의 발레 인생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국립발레단의 단장이었던 (故) 임성남 선생님이 생각났습니다. 때마침 그도 예원학교 다니던 시절 그분께 수업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무용을 배울 때마다 만난 교집합 같은 지점에서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남성 무용가들과 만나서 발레를 배울 때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그는 아무리 무용을 관두려고 해도 결국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를 인터뷰하고 나서 후기를 준비하는 내내 임성남 선생님의 저서 < 하늘높이 춤추며 >라는 바카라에 나온 이런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실력을 쌓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시한다. 보이는 곳에서 잘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물속에 잠겨 진정한 깊이를 축적시키는 사람은 너무나 적다. 보이지 않는 그 안, 그 시간 속에서 꽃은 피어난다. 발레 무용수들은 추운 겨울 땅 속에서 어둠을 이겨내는 그런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
2005년도에 발간된 바카라이었고 그분이 돌아가신 후에 그분이 준비해 두셨던 기록과 글들을 모아 편집된 바카라에서 발췌한 내용을 보고 가장 깊게 오버랩되었던 현존하는 안무가 이기도 했습니다.
춤을 배운 사람들도 많고, 춤을 잘 추는 사람들도 많으며, 춤에 대해 자존심을 부릴 수 있는 무용가들을 많지만 대작의 클래식 작품을 재안무해서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손에 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독보적인 행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대 슬롯가 백세시대라고 하기도 하고 그 이상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가정하에 보면 어쩌면 그의 나이는 어쩌면 청년에 가까운 나이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지나온 세월로 다져진 내공이 더 빛을 발하고 더 깊게 스며든다면 그의 이름 석자를 믿고 공연을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아 오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발레라는 예술이 진짜 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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