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이런 글을 하나 썼습니다.
모든 언론사가 비슷한 상황일 겁니다.
기자 대부분이 갖는 의문. 왜 이렇게 항상 사람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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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실 아무리 충원을 하고 해도 언론사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커버해야 하는 영역이 너무 넓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정치부나 슬롯부는 여기에는 해당이 안 됩니다.
법조팀이라고 하면 법원이나 지검, 대검 등으로 세분화 되어 있고요.
정치부도 여야 정당팀, 청와대, 외교안보(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감사원 총리실 등)팀 등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물론 그 안에서 여러 사건 사고 발표도 많겠지만 일단 맡은 분야와 기관이 명확합니다.
일간지에선 정치 슬롯부를 중시하니 인원도 상대적으로 많고 합니다.
문제는 다른 부서 입니다.
특히 경제 산업부가 그렇습니다.
인원은 한정돼 있는데 맡아야 하는 기업이나 분야가 너무 넓습니다.
일단 저만해도 금융팀 은행반장을 맡고 있는데요.
시중은행과 보험업계, 각종 금융협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주요 무대 입니다.
한 기관만 맡아도 잘 할수 있을까 말까한데 커버리지가 너무 넓으니까
그냥 매일 터지는 기사나 자료에 정신없이 치여 사는 겁니다.
물론 모든 기관이나 출입처에 매일 얘기되는 기사가 나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쫓기듯 살수 밖에 없는게 기자의 인생 같습니다.
그만큼 기자는 만능이 아닙니다.
항상 불안해하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언론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만능이어야 할 것 같은 순간이 자꾸 생깁니다.
회사도 그렇고 취재원도 그렇습니다.
기자 스스로도 어느 순간 그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맡은 분야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데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면 큰 잘못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입니다.
한 사람이 하루에 만날 수 있는 사람도 한계가 있고, 읽을 수 있는 자료도 한계가 있습니다.
뉴스를 확인하고 취재원을 만나고 전화를 하고 기사를 쓰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실제로 새로운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훨씬 줄어듭니다.
그런데 기자에게 요구되는 커버리지는 계속 넓어지고 있습니다.
경제부 기자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은행을 담당한다고 하면 은행만 알면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은행 실적도 봐야 합니다. 가계대출도 알아야 합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도 알아야 하고 금리도 봐야 합니다. 금융당국의 정바카라도 알아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도 어느 정도 알아야 합니다. 환율이 움직이면 그것이 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은행이 보험사나 증권사를 인수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갑자기 보험업과 증권업도 공부해야 합니다. 금융회사가 AI 서비스를 내놓으면 이번에는 AI를 알아야 합니다.
가상자산 사업을 시작하면 코인도 공부해야 합니다. 퇴직연금 경쟁을 하면 연금제도를 알아야 하고요. 은행에서 자영업자 대출을 늘린다고 하면 소상공인 정바카라까지 봐야 합니다.
하나하나만 떼어놓으면 모두 기자 한 명이 몇 년씩 파도 부족한 분야들입니다.
그걸 한 사람이 동시에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업부는 더합니다.
반도체 담당 기자라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열심히 취재하면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HBM을 알려면 AI를 알아야 하고 AI를 알려면 엔비디아와 빅테크를 봐야 합니다. 반도체 장비와 소재도 알아야 합니다. 미국의 수출통제도 봐야 하고 중국 반도체 산업도 봐야 합니다. 전력과 데이터센터 문제도 연결됩니다.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기 시작하면 미국의 보조금 정바카라과 관세도 알아야 합니다. 이쯤 되면 반도체 기자인지 국제경제 기자인지 외교안보 기자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는 완성차 회사와 부품사를 보면 됐습니다. 지금은 배터리를 알아야 합니다.
자율주행을 알아야 합니다. 소프트웨어를 알아야 합니다. 로봇도 알아야 합니다. 미국 관세와 유럽 환경규제도 봐야 합니다. 중국 전기차 업체의 움직임도 따라가야 합니다. 한 산업 안에서 기술과 정바카라과 국제정세가 모두 섞여버렸습니다.
통신도 비슷합니다. 통신 3사만 보면 되는 시대가 아닙니다.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플랫폼, 개인정보, 사이버보안, 콘텐츠, 위성통신까지 연결돼 있습니다. 유통 기자도 쿠팡을 취재하다 보면 플랫폼 규제를 알아야 하고,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이야기가 나오면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까지 봐야 합니다. 바이오를 맡으면 의학과 과학을 이해해야 하면서 동시에 주식시장과 임상시험, 식약처 규제와 글로벌 제약사 동향까지 봐야 합니다.
어떤 출입처를 맡더라도 이제 하나의 분야만 알아서는 제대로 취재하기가 어렵습니다.
산업 자체가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산업의 경계는 무너졌는데 언론사의 인력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오히려 많은 언론사에서 기자 숫자는 줄거나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결국 한 사람이 담당해야 하는 영역만 넓어졌습니다.
예전에는 A기업과 B기업을 맡던 사람이 이제는 A부터 F까지 맡는 식입니다.
한 사람이 한 산업을 담당하던 구조에서 한 사람이 여러 산업을 동시에 담당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런데 취재원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은행 관계자는 기자가 은행만 하루 종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험업계 사람은 보험을 담당하는 기자라면 보험업계의 모든 흐름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 홍보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회사에서 중요한 이슈가 생겼는데 기자가 바로 알아채지 못하면 의아해합니다.
“기자님 이것 모르셨어요?”
취재하다 보면 가끔 듣는 말입니다.
물론 별 뜻 없이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기자 입장에서는 은근히 아픈 말입니다.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 시간에 다른 회사의 실적 발표를 보고 있었을 수도 있고요.
금융당국 발표를 취재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기사 세 건을 쓰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자라는 직업에는 이상하게도 ‘모르면 안 된다’는 압박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뉴스를 확인합니다.
혹시 밤사이 내가 맡은 출입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았나 봅니다.
출근하면서도 뉴스를 봅니다.
회사에 도착하면 메일과 보도자료를 확인합니다.
단체 대화방에 쌓인 자료도 봅니다. 점심 약속을 하면서 취재를 하고 오후에는 기사를 씁니다. 저녁 약속에서도 취재원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습관적으로 뉴스를 확인합니다.
그래도 항상 뭔가 놓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경쟁사 기자는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일 아침 다른 신문에 내가 모르는 기사가 나오는 것은 아닐까.
기자 생활을 오래 하면 이런 불안이 사라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15년 가까이 일을 했는데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맡아본 분야가 많아질수록 세상에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더 잘 알게 됐습니다.
기자라는 직업의 재미도 사실 여기서 나옵니다.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니까요.
어제까지 몰랐던 산업을 공부하고 전문가를 만나 설명을 듣고 그것을 다시 독자에게 설명합니다.
문제는 배우는 속도보다 맡는 분야가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데 있습니다.
깊게 들어가려고 하면 다른 곳에서 일이 터집니다.
반도체를 공부하고 있는데 통신사에서 대형 인수합병 이야기가 나오고, 그것을 취재하고 있으면 정부에서 새로운 AI 정바카라을 발표하는 식입니다.
한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다음 이슈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기자가 넓고 얕게 아는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많은 분야를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지만 정작 하나를 아주 깊게 파고들기는 어렵습니다.
이 구조에서 가장 아쉬운 것이 전문성입니다.
전문성을 쌓으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같은 산업을 몇 년씩 보면서 기업의 역사도 알아야 하고 사람도 알아야 하고 정바카라 변화도 봐야 합니다.
어떤 발표가 정말 새로운 것인지, 예전 이야기를 포장한 것인지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숫자가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떤 문제가 숨어 있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그 정도가 되려면 결국 축적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한국 언론사에서는 순환보직이 일반적입니다.
어느 정도 산업을 알 만하면 다른 부서로 옮기기도 합니다.
은행을 2년 취재하다가 갑자기 정치부로 갈 수도 있습니다.
반도체를 취재하던 기자가 슬롯부로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는 장점도 있습니다.
기자로서 시야가 넓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문성을 만드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사람이 부족할수록 체계적인 분업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원래 조직이라면 역할을 나눠야 합니다.
누군가는 기업을 깊게 취재하고 누군가는 정바카라을 보고 누군가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누군가는 해외 자료를 보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부족하면 결국 한 명이 다 합니다.
취재도 합니다. 자료도 찾습니다. 데이터도 분석합니다. 기사도 씁니다. 사진도 찾습니다. 최근에는 영상까지 찍고 편집하고 SNS에 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자 한 사람이 작은 언론사 하나처럼 움직이는 겁니다.
잘하는 기자에게 일이 몰리는 현상도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어떤 기자가 특정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공부를 많이 하고 취재원을 열심히 만들면 어느 순간 그 분야의 어려운 기사는 대부분 그 기자에게 갑니다.
처음에는 좋은 일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취재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람이 없으면 굴러가지 않는 구조가 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저 기자에게 맡기면 기사가 나오니까요.
그런데 조직 입장에서는 꽤 위험한 방식입니다.
그 기자가 휴가를 가면 취재가 비어버립니다.
부서를 옮기면 그동안 쌓아둔 네트워크와 지식도 함께 이동합니다.
퇴사라도 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언론사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입니다.
회사에 전문성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 전문성이 쌓입니다.
그래서 한국 언론사의 취재 시스템을 보면 가끔 조직보다는 개인기의 힘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합니다.
취재를 굉장히 잘하는 기자가 있습니다. 자료 분석을 잘하는 기자도 있고요.
취재원 관리가 뛰어난 기자도 있습니다. 글을 빨리 쓰는 기자도 있습니다. 영상과 디지털 콘텐츠까지 잘 만드는 기자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 몇 명이 있는 부서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기사를 생산합니다.
반대로 그 사람이 빠지면 갑자기 조직의 역량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른바 원맨쇼입니다.
개인의 능력으로 조직의 빈틈을 메우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겁니다.
누군가는 결국 지칩니다.
아무리 일을 좋아해도 사람이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는 정해져 있습니다.
취재원 열 명을 만나면서 동시에 기사 다섯 건을 쓰고 새로운 분야까지 공부할 수는 없습니다.
할 수는 있겠죠.
한동안은요.
그런데 그것을 몇 년씩 계속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자들이 번아웃을 이야기하는 것도 단순히 일이 많아서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불안감.
계속 새로운 것을 알아야 한다는 압박감.
내가 쉬면 내 출입처에서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은 느낌.
이런 것들이 계속 쌓입니다.
휴가를 가서도 단체 대화방을 슬쩍 보게 됩니다.
여행을 가서도 뉴스를 확인합니다.
직업병입니다.
물론 어느 직업이나 비슷한 부분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기자는 특히 그렇습니다.
뉴스는 기다려주지 않으니까요.
내가 쉬는 날이라고 금융위원회가 발표를 미뤄주지는 않습니다.
반도체 회사가 실적 발표를 다음 주로 넘겨주지도 않습니다.
사건은 밤에도 터지고 주말에도 터집니다.
결국 사람이 부족한 상태에서 커버리지가 넓어지면 이 모든 부담이 기자 개인에게 넘어옵니다.
그래서 언론사의 인력 문제를 단순히 “기자를 몇 명 더 뽑으면 된다”는 문제로만 보면 해결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몇 명을 더 뽑아도 담당 영역을 계속 넓힌다면 똑같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기자 한 명이 어디까지 담당해야 하는지를 정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무엇을 취재할 것인지 못지않게 무엇을 포기할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모든 기사를 다 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기업을 다 깊게 취재할 수도 없습니다.
어쩌면 언론사도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하는 시대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우리가 가장 잘할 것인지.
어떤 취재에 사람과 시간을 집중할 것인지.
그리고 기자가 그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얼마나 오래 맡길 것인지 말입니다.
해외 언론을 보면 특정 분야만 수년에서 십수년씩 취재하는 기자들이 꽤 있습니다.
반도체만 취재하는 기자가 있고 항공산업만 보는 기자가 있고 중앙은행만 오랫동안 취재하는 기자도 있습니다.
그 기자의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기도 합니다.
그 사람이 기사를 썼다는 것만으로 독자가 신뢰하는 겁니다.
한국에도 그런 기자들이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회사의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경우보다는 기자 개인이 버티면서 만들어낸 경우가 더 많아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좋은 기자를 만드는 것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일일까.
회사가 기자에게 “전문성을 가져라”고 말하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전문성을 가지려면 그만큼 시간을 줘야 합니다.
분야를 좁혀줘야 합니다.
공부할 여유도 있어야 합니다.
당장 오늘 기사 한 건 더 쓰는 것보다 3년 뒤 그 분야를 가장 잘 아는 기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대부분 오늘의 기사가 먼저입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내일까지 쓸 기사가 있는데 3년 뒤의 전문성을 고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기자 생활 15년을 하면서 참 많은 분야를 맡았습니다.
부서를 옮길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공부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던 분야도 몇 달 지나면 어느 정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1년쯤 지나면 취재원도 생기고 기사 아이디어도 떠오릅니다.
그리고 이제 조금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쯤 또 새로운 분야로 갑니다.
기자라는 직업이 원래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적응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한 명의 기자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산업은 세분화되고 기술은 빠르게 변합니다.
전문가들도 자기 분야 전체를 따라가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기자에게는 이상하게도 여전히 많은 것을 동시에 알기를 요구합니다.
기자는 만능이 아닙니다.
모르는 것도 많고 놓치는 것도 있습니다.
아무리 오래 일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오래 일할수록 그것을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좋은 기자의 조건도 조금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든 것을 아는 기자가 좋은 기자가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필요한 사람에게 물어보고, 한 분야를 꾸준히 파고들 수 있는 기자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기자를 만들려면 개인의 열정만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기자가 혼자 원맨쇼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취재 영역을 현실적으로 나누고, 한 분야를 오래 볼 수 있게 하고, 기자 개인이 쌓은 지식이 조직 안에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사람이 없다는 말은 언론사에서 아마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겁니다.
하지만 어쩌면 진짜 문제는 사람 숫자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적은 사람에게 너무 많은 것을 맡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사람이 몇 명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것을 너무 오랫동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온 것은 아닌지.
15년째 기자로 일하고 있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기자는 생각보다 훨씬 평범한 사람입니다.
하루에 읽을 수 있는 자료도, 만날 수 있는 사람도, 쓸 수 있는 기사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 평범한 사람에게 계속 만능을 요구하면서 좋은 저널리즘까지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조금 욕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