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문학상 2026년 수상작을 읽고

by김로운


2026년 이상 문학상 수상작들은 대상 위수정 작가의 ‘눈과 돌멩이’에서 함윤이 작가의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품들이 물 흐르는 듯 막힘없는 이야기와 비교적 뚜렷한 주제 의식이 특징이다.

이 바카라은 미국에 있을 때 맨해튼 코리아 타운에 있는 ‘고려 서점’에서 사서 읽었다. 비 오는 날, 추적거리는 맨해튼 도로의 물웅덩이를 피해 찾아간 ‘고려 서점’은 오래된 한국 전문 서점이다. 들어가니 반은 한국어 출판물 그리고 반은 K pop 스타의 굿즈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각종 인종의 많은 사람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K Pop 붐이 일기 전 십여 년간 비싼 렌트비를 내야 하는 위치에 비해 어려움을 겪었던 고려 서점은 지금은 번성하는 듯 보였다.


K pop 스타들의 굿즈 사이에서 ‘제49회 이상 문학상 수상작 작품집’을 발견하고는 보석을 발견한 마음이었다. 한국에서 사는 가격의 두 배 가까이 되었지만 바카라을 사는 게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 안의 작품들도 그렇다.

대상인 위수정 작가의 ‘눈과 돌멩이’는 대학 동기인 친구들이 갑자기 죽은 절친의 화장재를 뿌리러 일본의 시골 산사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가는 길에는 엄청나게 많은 눈이 내리고 함께 가는 친구 둘은 끊임없이 다툼을 한다. 그러면서도 죽은 친구가 왜 자살을 했는지 그리고 왜 일본 시골 산사 앞의 삼나무 숲 속에 뿌려달라고 했는지 계속 의문을 가진다.


가는 길에는 엄청난 눈이 내리고 그들의 길을 방해하기도 하고 아름답게 만들기도 한다. 주인공은 죽은 친구가 했던 어릴 때 자기 집 현관문에 작은 돌멩이를 던져 유리를 깨뜨린 이야기를 생각하며 마지막에 하룻밤 묵게 된 일본인 여장 남자의 집 마당에서 돌멩이를 집어든다.


돌멩이는 일종의 애도의 상징으로 보였다. 주인공은 죽은 친구와 달리 돌멩이를 집어던지지는 못하고 주머니 속에 집어넣는데 이로써 죽은 친구에 대한 애도를 하는 것으로 읽혔다. 나도 동생은 ‘왜 그렇게 죽을 수밖에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때라 그렇게 읽혔는지도 모르겠다. 한편 감각적 표현이 가득한 소설이기도 하다.

우수상인 김혜진 작가의 ‘관종들’은 오지랖이 넓다는 얘기를 듣는 중년 여성이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어린아이를 발견하는 데에서 소설이 시작한다. 아이를 구하려고 관리 사무소에도 찾아가고 경찰에도 신고한다. 주인공에게는 어릴 때 버스 차고지 근처에서 놀다가 차에 치여 평생 다리를 절게 되고 그에 대한 원망으로 부모에게 일 년에 한 번씩만 겨우 얼굴을 비치는 딸이 있다. 어린 딸이 위험한 버스 차고지 앞에서 놀 때 누군가 ‘위험하니 다른 곳으로 가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며...... 주인공은 항상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에게 다른 이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나서지 말라고. 결국에는 ‘관종들’이라는 글자가 현관문 위에 적힌 걸 발견한다. 나쁜 느낌이 가득한 단어 ‘관종들.’ 그러나 주인공은 추운 겨울에 얇은 옷을 입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그냥 모른 체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이 작품은 서사와 주제 의식이 뚜렷하다. 그리고 좋은 주제이다. 작년 소설의 대세는 뚜렷하지 않은 스토리 흐름 그리고 뭔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 결말이었다. 올해 이상 문학상에서는 대체로 뚜렷한 서사와 선명한 주제 의식이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