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 여자 손님은 많니?

어머니의 뚝 던진 질문

"장례식장에 여자 손님은 많니?"


어머니가 수화기 너머로 물어보셨다.


헛웃음이 나왔다. 동시에 뭔가 간질거렸다.


아버지는 일흔이 훌쩍 넘으셨다. 그것도 슬픔이 가득한 장소다. 그 나이에, 그 공간에서 무슨 일이 생기겠나. 아마 어머니도 그걸 모르지는 않으실 거다.


그래도 걱정이 되셨겠지.


예전의 아버지는, 같은 남자인 내가 봐도 참 멋진 양반이었다. 176cm. 지금 기준으로도 작지 않은 키인데, 1970년대에는 오죽했을까. 학창 시절 번호를 매기면 늘 맨 뒷번호였다 하시니.

거기에 오똑한 콧날, 조막만 한 얼굴.


나는 거울을 볼 때마다 왜 이렇게 완벽하게 외탁을 했나 싶어 헛물을 켠다. 아버지보다 작은 키, 동글납작한 코, 네모나고 큼직한 얼굴.


어릴 적 "엄마, 나는 왜 아빠 안 닮았어?" 하고 투정을 부리면 어머니는 늘 같은 말씀을 하셨다.


"기생오라비 같이 반질거리는 아빠 얼굴이 뭐가 좋다고. 듬직한 네 얼굴이 백 번 낫다."


그때는 못생긴 아들을 달래는 처방전인 줄만 알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달래는 말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부부 동반 모임에 나가는 날이면, 키 작은 어머니는 남편 곁에서 얼마나 서러우셨을까. 그 오랜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인 귀여운 불안이, 일흔이 넘은 지금도 불쑥불쑥 고개를 드는 것이다.


"기생오라비같이 반질거리는"이라는 말. 그게 어머니의 방어기제였던 거다. 나한테 한 말이 아니라, 어머니 자신한테 한 말이었던 거다.


사실 장례식장에는 여자 손님들도 제법 있었다.


나는 어머니께 그 말을 하지 않았다.


"에이, 다 아저씨들이랑 할아버지들이죠, 뭐."


어머니는 "그래, 그렇구나" 하셨다.


어머니가 정확히 무엇을 걱정하는지 굳이 들추어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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