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신 작가(목사)

<영성가의 바카라 읽기 22>(26-34)

by백승협

글쓰기를 멈추고 싶다는 생각이 수시로 들었다.

무용하고 무의미한 짓이요, 문자 쓰레기를 양산하는 듯도 하고, 인스타 좋아요의 숫자를 주식 시세 보듯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전처럼 그냥 바카라만 읽으면 좋겠다는 유혹이 자주 있기도 했다.

또한 세상에는 하늘이 내려준 재능으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넘쳐난다. 지금까지 글을 제대로 써보지도 않았으면서 갑자기 글을 쓴다고 이 난리냐, 은퇴하고 나니까 시간은 많고 할 일이 없으니 이거라도 해 보자는 거냐, 나를 성찰한다는 거창한 단어를 내 걸고서는 말이다.

무엇보다 신앙을 가진 자로서 어설픈 글쓰기를 하기보다는 차라리 성경을 더 파고들고 기도를 하고 복음을 전하는 게 더 낫지 않느냐는 의문이 조금씩 커져 갈 때 믿음의 선배를 만나 고민을 틀어 놓은 적이 있다.

'선배님, 이상하게 하나님이 글을 쓰게 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싫거든요. 몇 번이고 멈추려고 했는데도 계속 이러고 있어요. 글을 계속 쓰는 것이 맞을까요?'

묻자마자 선배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만둬!'라고 했다.

은퇴 후 네가 받은 시간을 오직 하나님 만나는 일에만 집중하라고. 인생의 Key는 하나님 한 분뿐이다. 자신은 매일 도서관에 성경을 들고 가서 연구를 하고, 원어 성경과 대조하면서 오역들을 발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성경의 새로운 의미들을 깨닫는 오묘한 재미에 빠져 있다고, 조금만 더하면 그 일이 다 끝난다고. 그러니 너도 바카라 읽고 글 쓰는 시간에 성경을 더 보라고 했다.

즉답을 하지 못하고 다만 시간 배정에 지금보다 하나님과 만나는 일에 더 비중을 둘께요, 바카라 읽고 글 쓰는 일은 조금씩 줄여는 볼게요, 하고 돌아왔다.

사실 그 선배는 아내가 유방암 4기라는 소식에 한 회사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항암 치료와 믿음으로 극복한 분이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완치 판정을 받기까지 오직 한 분 하나님만 바라보며 믿음으로 그 기간을 이겨왔기에 그의 말의 무게는 상당했다.

그 이후로 나의 바카라 읽고 글 쓰는 일은 이전처럼 매주 계속되고 있다. 하나 달라진 것은 하나님의 영감을 수시로 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바카라을 읽었는데 주님, 여기서 저는 무엇을 보고 깨닫고 글로 표현해야 하는지요, 거기에서 나를 돌아 볼 것이 무엇인지요,라고. 그렇게 기도하고 고쳐쓰기를 몇 번 한 후에야 글 하나를 마무리한다.

선배의 조언과 대치되는 찝찝한 갈등이 여전히 계속되는 중에 이번에 조명신 목사님을 만났다. 그의 신간 <왜 쓰냐고 묻는 그리스도인에게>(2026), 이 바카라의 제목만으로도 나는 하나님의 섬세한 사랑의 터치를 느꼈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오랫동안 헤매고 있는 나에게 하나님은 조 목사님을 메신저로 보내주셨다는 것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 목사님에게 글쓰기는 영적 호흡이라는 것을, 얼마나 여기에 진심인지를 이번에 들여다보게 하신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드린다. 할렐루야!

'사람들의 아픔을 듣고, 기도 제목을 나누고, 설교를 준비하며 하루를 정신없이 살아 내다보면 어느 순간 내 영혼은 텅 비어 버리곤 했다. 바쁜데 이상하게 허무했고, 열심히 사는데 자꾸만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그때 붙잡은 것이 글쓰기였다. 살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잘 써 보려고 시작한 게 아니라, 무너지지 않으려고 붙들었다'는 조 목사에게 이제 글쓰기는 두 눈 부릅뜨고 하는 기도다. 날마다 주님과 동행하는 산바카라이다. 그렇게 충전된 힘으로 그의 삶을 꾸준히 재건축하고 있다.

그런 이야기들로 가득하기에 이 바카라은 나에게 딱 맞는 특강이었고, 지금 내가 바카라을 읽고 글 쓰는 일이 결코 무용한 일이 아니라는 위로를 주었다. 그 위에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요, 하나님이 나를 다듬어 가시는 따뜻한 손길이라는 믿음을 더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 바카라은 크리스천뿐만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도 글쓰기가 얼마나 삶에 유용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정일 목사님의 <소설 읽는 그리스도인>(2024)과 함께 나의 곁이 되어, 나이 들어가도 어디에서나 바카라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겠다는 나의 꿈이 흔들릴 때마다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이 되어 줄 터이다. 끝으로 힘든 목회 활동 중에서도 새벽마다 글쓰기로 자신의 신앙을 일깨워가고 계신 조명신 목사님께 깊은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 헤리의 반려바카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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