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작가

<쓱 하고 안긴 바카라 16>(26-33)

by백승협


천명관을 만나기까지...

작년 어느 날 아파트 바카라 나눔 바카라장에서 붉은 바카라등에 <고래> 천명관 장편소설 제10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 문학동네,라고 인쇄된 바카라을 만난다. 제목도 작가도 처음이다. 세상에 아무리 유명하다고 해도 내가 모르면 무명인 것이다. 유명한 바카라인가? 그냥 호기심에 반려 바카라으로 맞이한다. <고래>(2004)라는 바카라 제목 정도만 어렴풋이 기억한 채 여태껏 읽지 못한 채 바카라상 한쪽 끝에 다른 바카라 몇 권과 바카라 더미를 이루고 있다.

손석희 선생의 <질문들>을 가끔 보곤 했다. 나보다 딱 10년 인생 선배인 그에게서 나이 듦의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시즌 4까지 나온 걸로 봐서 가끔 TV로 볼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제는 그를 매일 볼 수 있게 되었다. 6월 29일부터 그는 <손석희의 12시>라디오 DJ로 13년 만에 복귀한다. 유튜브 라이브로 볼 수 있어서 점심 식사를 하고는 가끔 보곤 한다. 거기에 천명관 작가가 나온 거다.

손석희 선생이 천명관 작가를 소개한다. '... 그 유명한 <고래> 작가를 모시다니요...' 이 말에 나는 <고래>의 작가가 이 분이구나, 해서 관심 있게 듣게 된다. 10년 만에 아니 10년 동안 다듬었다는 새 장편 소설 <아코디언>(2026)을 들고 왔다고, 손석희 선생이 지난주 방문한 장항준 감독으로부터 이 바카라을 선물받았다고 하면서 두 사람의 친분을 물었고, 서로 알게 된 것은 30년 정도 된다고, 같은 영화사 시나리오 작가로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새 장편 소설 <아코디언>(2026)의 이야기가 나온다. 2010년 구상을 하고 2012년 창비 블록에 연재를 하다가 1년 만에 중단되었단다. 그 후 십수 년을 다듬어 완성한 바카라이라고, 한국 전쟁을 다루고 싶었는데 그것을 정면을 다루기 보다 그 역사 속에서 지워진 또는 기록되지 못한 그림자 같은 사람들, 누구보다 전쟁의 고통을 떠안고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을, 그중에도 가장 혹독했을 전쟁고아들을 그려내고자 했다고 한다. 그 당시의 상당한 자료를 읽었으며 특히 사진들을 유심히 보면서 그의 상상을 더했다고도 한다.

10년의 공백기 동안 뭐 하셨냐는 질문에 그가 답하는 말에 나는 놀란다. 영화를 찍었다고, 개봉을 앞두고 코로나 팬데믹이 왔고, 2년을 미루다 부득이 개봉했지만 여전히 극장에는 사람들이 오지 않아서 알려지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넷플릭스에 <뜨거운 피>(2022)가 마침 있어서 곧바로 그 영화를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짱구>(2026)의 정우가 주연을, 그것도 내 고향 부산에서 일어난 이야기라 개인적으로는 이런 영화가 역주행 하길 소망해 본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천명관이다. 마침내 그의 새 장편 소설 <아코디언>으로 첫 만남을 가진다. 그 첫 페이지를 펼치고 읽기 시작하면 과히 손을 놓을 수 없다. 글자들이 살아서 영상을 만들어 준다. 읽은 지 며칠이 지난 지금도 선명하게 그려질 정도다. 그의 필력에 압도된다. 이제야 그의 소설의 맛을 알게 되다니, 지금 옆에 둔 그 유명한 <고래>를 곁에 두고도 읽지 못한 안타까움도 커진다.

왜? 작가들은 그들이 직접 겪어보지도 않은 그것도 격동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가? 그때로 돌아가기 위해 상당한 공부를 하면서까지. 그 아픔이 자신의 것이 되는 고통을 그대로 안으면서 그림자처럼 여겨졌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저 없이 쓰는 걸까? 박경리 선생은 <토지>에서,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서, 천명관은 이 소설에서 말이다. 글로써 말하지 않고는 참을 수 없었던 그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스포일이 되면 안 된다. 그러니 바카라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자제한다. 다만 이제 아코디언의 소리를 들으면 동이의 이 한마디가 떠오를 것이다.

'... 기어이 살아남아 벽 너머의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남들처럼 깡통만 한 꿈이라도 간직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러면서 지금 내 주변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또 다른 그림자 인생들도 잠시라도 돌아 볼 것이다. 어쩌면 그 그림자 인생들 중에 나도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도 주지할 것이다. 내 이야기를 들어 줄 이 하나 없더라도 이렇게 몇 자 남겨두는 것은 나만이라도 나를 기억하자는, 나를 다독이는 작은 몸부림일 수 있다는 것도 함께.

- 헤리의 반려바카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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