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15>(26-28)
열대야, 수없이 겪어 보고도 여전히 견디기 쉽지 않다. 그제까지만 해도 저녁 10시 이후는 에어컨을 끄도 숙면에는 문제가 없었다. 서풍의 영향으로 강릉에서 동해안을 따라 부산까지 폭염에, 열대야에 힘들다는 소식이다. 내가 직접 겪지 않고 있어서인지 그저 뉴스거리로만 여긴다. 아직 여기는 괜찮잖아. 몹쓸 이기심이 폭염보다 더 뜨겁다.
우왁, 이제 동풍이 분단다. 서부권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확장된다는 소식이 주초를 맞는 이번 일요일 일기예보에 불쑥 올라온다. 여기도 이제 시작이구나. 구마모토는 지진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불편한 대피소에서 지낸다. 물도 식량도 동이 나고, 거기에다 폭염까지 덮쳐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유럽에서는 곳곳에 산불이 줄지어 발생하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는 물론이고 전쟁이 난 것처럼 피난길에 오르고 있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예전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지금의 여름이다. 이제 지구는 더 이상 참지 못한다. 그 고질병의 심각한 증상들을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
이럴 때 어벤져서라도 나타나서 도와달라고 하고 싶어진다. 그들은 이제 없다. 타노스가 사라지게 만든 지구 인구의 절반을 다시 되살리는 과정에서 주요 초기 멤버들이 한 시대의 막을 내린 것이다. 그중 나는 아이언맨을 가장 좋아했고, 그의 죽음을 가장 안타깝게 여기기도 했다. 그 이후 마블 스토리에도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겨울철에도 햇살의 온기가 있다는 것을 <불편한 편의점>(2021)에서 보여준 김호연 작가를 나는 2022년 1월에 처음 만났다. '쉼의 이유 많겠지만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기 위한 충전이었으면 좋겠다.'라는 그 당시 나의 바람은 앞으로도 유효하다.
그로부터 거의 5년이 다 되어 가는 지난주, 내내 나는 김호연 작가와 재회할 수 있었다. <서울의 선인>(2026), 이 바카라이 나오자마자 만날 수 있었던 이유는 밀리에 그의 바카라이 전자바카라으로도 거의 동시에 발표가 되었기 때문이다. 요즘 밀리의 쓸모가 나에게 상당해지고 있다.
이 소설에는 조금 전 내가 언급한 아이언맨이 나온다. 마블의 아이언맨은 아니어도 그 단어만으로도 얼마나 반가운지. 53세 철물점 사장 김재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가 서울의 아이언맨이 되어 가는 이야기다. 그 과정은 녹록지 않다. 갈수록 반전에 반전이 꼬리를 문다. 이렇게 이어가는 김호연의 거침없는 전개에서 나는 이전과 다른 색깔의 온기를 느꼈다.
처음 전개는 마치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을 연상하게 한다. 그는 소돔의 멸망을 막기 위해 의인 10명만이라도 찾아달라며 하나님께 간절히 애원했고, 비록 도시는 파괴되었지만 그의 기도 덕분에 조카 롯의 가족은 무사히 구원받는다는 그 이야기 말이다.
북한산 아래 미암동이라는 자그마한 동네에서 시작해서 그 스케일이 점점 상당해진다. 뇌피셜이지만 마치 최근에 본 핫한 드라마 <김부장>처럼 흥미진진하다.
'철물점 김 씨로 살아온 17년, 어느새 나 역시 고철이 되어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이제 내 것이 아닌 봄이며 꽃이며 그와 어우러진 낭만적 삶은 뒤로하고 욕심내어 사입해놓은 재고를 팔아치울 걱정이 앞설 따름이었다.'라는 우리의 아이언맨 김재근.
그가 마침내 다음의 기도를 드리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다. '바라건대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사옵니다. 바라건대 아무것도 행하지 마옵소서. 간절히 바라건대, 인간에게 우연이란 이름으로 찾아오지 마옵소서. 이미 우리는 충분히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옵니다. 아멘.'
크리스천의 슬롯적 신뢰도를 무너뜨리는 데에 나도 일익을 하고 있다는 회개의 마음과 '과연 인간이 의인이 될 수 있는가?'라는 원시적인 질문 위에 '십자가 구속의 은혜'가 깊게 다가왔다.
'주여, 저희를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아멘'
- 헤리의 반려바카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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