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
나의 질문
사랑이 변하는 걸까?
사랑은 그대로인데
대상이 변하는 걸까?
A의 답변
글쎄, 이 질문에 정답을 내릴 수 있을까?
우리가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걸.
떨리던 설렘과 주체할 수 없던 감정들도
시간이 흐르면 '신뢰'와 '편안함'으로 변하잖아.
이것을 사랑이 사라졌다고 표현할 순 없잖아.
모습이 변했을 뿐이니까.
그리고, 대상이 변하는 경우는...
상대방의 '순간'을 사랑한 거 아닐까?
시간이 흐를수록 의지와는 상관없이 생활방식이 변하고,
가치관이 변할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사랑했던 상대방의 모습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을 수 있잖아.
내 안의 사랑은 그대로인데,
마음이 머물러할 '대상'이 달라져 버린 거잖아.
나의 질문
우리는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며
사랑을 시작하는 거네.
A의 답변
맞아, 그 지점이 참으로 아름다운 비극 같아.
우리는 찰나의 반짝임에 마음을 뺏기지만,
그 마음을 지키고 싶어서 '영원'이라는 약속을 끌어다 쓰곤 하니까.
사진을 찍고 편지를 쓰고 약속을 해.
이 찬란한 순간을 고정된 실체로 만들고 싶어서.
하지만, 삶은 한 장면으로 남을 수 없지.
말, 눈빛, 온기, 공기
이 모든 것이 영원을 바라며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순간들은 겹쳐 쌓여가겠지.
처음 사랑했던 그 단편적인 모습과는
다른 전체를 마주하게 돼.
기대와 다른 모습에 실망하고, 서운하고.
눈물을 흘리고, 서로에게 나쁜 말을 내뱉게 될 거야.
그리고 또 다른 순간에 빠져들겠지.
"이번에는 다를 거라며, 인생을 건 도박을 또 반복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