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프롤로그)인류를 사랑하는 법

How to Love Humanity

byHazel

사람을 미워하는데 지쳐 이 글을 쓰게 됐다.


(타고난 현자가 아니라면)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한 적이 한 번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워하는 마음이 얼마나 스스로를 갉아먹는 일인지도, 대충은 알고 있을 것이다.


증오와 원망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말로 그렇다.

물론 복수라는 목표를 세우고 더 열정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직 누군가를 망가뜨리기 위해 달려가는 하루하루는 우리를 더 심연으로 가라앉힐 뿐이다.


그를 미워하고 깎아내린다고 내 영혼이 더 고귀해지지 않는다.

내 삶의 숙제들이 해결되지도 않는다.

그럴 시간에 밀린 빨래를 돌리고 섬유유연제 향이라도 맡는 편이 인생에 훨씬 도움이 된다.


미워하는 마음은 어느 날 갑자기 자연재해처럼 찾아온다.

대상이 나에게 직접적인 해를 가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간접적으로 아픈 부분을 건드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찌 됐건 한 번 시작된 미움은,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다.

짓밟고 잘라내도 한여름 잡초처럼 무럭무럭 자라나, 어떤 날에는 내 하루를 몽땅 집어삼켜버리기도 한다.

미움에 잡아먹힌 날에는 노을이 보이지 않고, 웃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귀는 먹먹해지고 눈은 좁아지며 가슴은 굳어진다.

미움 속에 산다는 것은 그토록 갑갑하고 외로운 일이다.


상상해 본다.

미워하는 마음이 아닌 사랑하는 마음으로 매일을 살아가면 어떨까?

내 의지로 미움을 멈추고 사랑을 시작할 수 있다면, 나는 좀 더 자유로워질까?


나를 오랫동안 가두고 있던 미움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작은 정화의 여정을 시작한다.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