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개발자가 AI를 이용해 실제 서비스를 출시하기까지
육퇴 후 코덱스와 대화로 앱을 만들고 있자니 성경에 하나님이 말씀으로 천지를 만드셨다고 하는 부분이 떠올랐다. 창조물을 보고 즐거워하신 그 기분을 조금 느낄 수 있었달까?
애엄마로서 앱을 만드는 것을 출산에 비유해 보자면 원래 창작의 고통이 출산의 고통만큼이었다고 할 때, 코덱스와 같은 AI의 등장은 에피듀럴 같은 진통제의 역할을 한다. 창작의 고통을 아예 느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훨씬 경감이 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피듀럴을 맞는다고 출산 준비를 안 해도 되는 건 아닌 것처럼, 앱을 만드는 것도 똑같았다. AI가 코드를 써주더라도 내가 결정해야 하는 것들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약 두 달가량 코덱스와 일하며 스스로의 변화 중 가장 놀라웠던 건 코딩을 배운 것이 아니라 AI에게 일을 시키는 방법을 배웠다는 점이다.
같은 기능도 어떤 순서로 만들고, 무엇을 먼저 결정하느냐에 따라 하루 만에 끝나기도 했고, 일주일을 허비하기도 했다.
만약 지금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면 절대 같은 방식으로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그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코덱스와 함께 앱을 만들며 배운 것들을 하나씩 기록해 보려고 한다.
코딩을 전혀 몰랐던 나는 앱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당연히 아이폰 App Store나 구글 Play Store에 올라가는 앱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생각 하나 때문에 프로젝트의 방향을 통째로 바꿀 뻔했다.
조사를 해보니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하는 네이티브 앱은 개발뿐 아니라 배포와 유지 관리에도 생각보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갈 수 있었다. 당시 나에게는 그보다 빨리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웹 앱(Web App)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개발을 진행하면서 또 하나를 알게 되었다. 웹 앱이라고 해서 반드시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었다. PWA(Progressive Web App)를 적용하면 사용자가 휴대폰이나 컴퓨터 바탕화면에 설치해 일반 앱처럼 사용할 수도 있었다.
결국 나는 코덱스와 다시 상의(?)하며 앱 구조를 수정해야 했다.
돌아보면 이 시행착오는 앱을 만들기 전에 단 한 가지 질문만 먼저 했더라면 피할 수 있었다.
내가 만들려는 서비스는 웹 앱이 맞을까, 네이티브 앱이 맞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이후의 개발 방향, 비용, 출시 속도까지 거의 모두 결정했다.
앱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실수는 디자인부터 완벽하게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버튼 위치를 조금 바꾸고, 글자 크기를 조정하고, 여백을 다듬고, 색깔을 바꾸는 일을 반복했다.
그런데 그렇게 공들여 만든 화면은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다시 수정해야 했다.
로그인 기능이 추가되고, 새로운 버튼이 생기고, 화면 구성이 바뀌면서 이전에 했던 디자인 작업의 상당 부분이 무용지물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 가지를 깨달았다. 코덱스는 픽셀 단위의 디자인을 맞추는 것보다 앱의 구조를 만드는 일을 훨씬 잘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로그인 기능 추가
이메일 인증 기능 구현
날짜 계산 로직 만들기
데이터 저장 구조 설계
새로운 기능 연결
이런 일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해냈다.
반면, 버튼을 3px만 아래로 내려달라거나, 여백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만들어 달라거나, 이 화면이 "조금 더 예뻐 보이게" 만들어 달라는 요청은 여러 번 수정이 필요했다.
그렇다고 코덱스가 디자인을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앱의 큰 구조가 계속 변하는 단계에서 디자인에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은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배웠다.
집을 지을 때 벽지를 먼저 고르지 않는 것처럼, 앱도 먼저 뼈대를 완성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나는 이후부터 작업 순서를 완전히 바꿨다. 먼저, 필요한 기능을 모두 만들고 데이터가 정상적으로 저장되는지 확인하고 전체 화면 흐름을 완성한 뒤 마지막에 디자인을 다듬었다.
그랬더니 같은 앱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AI와 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AI가 잘하는 일을 먼저 맡기는 것이다. 디자인은 언제든 다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