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창작시동서지간

by고매헌 한유경

동서지간
한유경



서쪽바람이 산맥을 넘어 멀리 동해바다에 닿았다
서로가 낯설어하며 마주 보는 눈길조차 힘들어했다

한 뿌리에서 태어난 가지의 끝에 맺힌 물방울들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해 방울방울 흩어지다
서로를 향해 뭍으로 길을 내었다

어느 하루
북쪽 끝과 남쪽 끝에서 만난
줄기와 줄기들
칡처럼 엉키어도 꽃을 피워냈다

보랏빛이 검자주로 바뀌면서 등을 돌린 채
서로의 연은 옅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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