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먹다

창작시

by고매헌 한유경

더위 먹다

한유경


아침에 한 자락

그나마 스치는 바람

말라가는 나뭇잎 사이로 햇볕이 찢어진다


갈라진 길 위로 차가 달린다

차 안의 찜통은 식기라도 하지만

도로가의 바람은 점점 익어간다


도로변 접시꽃이

하나 둘 깨어진다

꽃잎 따로

꽃술 따로

이파리 따로


길고양이는 빛을 피해 보지만

나무 밑동에도 처마 밑에도

폭염은 구석구석 얼굴을 들이댄다


빛깔 없는 불볕더위에

그림자도 사라지고

사람도 하나 둘,


뉴스 속을 달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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