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한 끼

창작시

by고매헌 한유경

저녁 한 끼
한유경




뜨거운 한낮의 햇볕이 산그늘을 만들고
푸른 달빛이 골목 어귀를 돌아설 때
글 쓰는 친구들이 모여든다

어린 연두가
짙은 초록으로 물들 듯

늘 같은 오늘에
묻어둔 이야기 하나 풀어
가슴을 보여준다

휘청이는
글이 수렁으로 떨어질 때

조용히 손 내밀며
밥 먹자

낙엽으로 물들어
길 모퉁이를 서성이는 우리

습관처럼
건 새끼손가락을 가볍게 흔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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