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하루 종일 집에서 / 한유경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베란다에서 봄날의 햇볕을 내려다본다
땅끝에서 일렁이는 공기의 흐름에
개나리가 너울거린다
건조기에서 나온 빨래를 갠다
세 사람의 색깔이 얽힌 채 말이 없다
혼자 거실 바닥을 손톱으로 긁어본다
눌어붙은 밥풀
티브를 켠다
잔혹한 전쟁터 소식
쓰러진 건물 사이
봄이 끼어 있다
껐다
아무 바카라이나 펼쳐본다
커피에 젖은 문장이 손끝에서,
눈에서 멀어진다
밥솥이 말을 걸어온다
3분만 기다리라고
29일을 기다려왔는데
무소식은
이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