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스스로 주말에 뭘 해야 한다는 계획은 세운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어릴 적엔 어른들이 정해줬던 것 같고, 커서는 군대가 정해주거나 학교 선배가 정해주거나 온라인 게임 상사, 와이프가 정해주었던 것 같다. 그래서 최근엔 굳어진 생각이 주말에는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 했다. 그것이 물건이던 일, 혹은 일하는 방식, 쌓인 일에 대한 정리, 미래를 위한 현재에 정리, 사람에 대한 관계던 구분 없이 '정리'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프랭클린 다이어리 윗부분이었는지, 좋은 생각 아랫부분(혹은 윗부분)이었는지 기억이 희미하지만
현재를 내어줄 때 미래에 관대해진다.
는 말이 있었다. 이 말이 인생의 큰 철학이 되어 이래저래 많은 도전을 했었던 것 같다.
나는 정리를 참 못한다. 가난한 나라 기준이 아닌 나름 잘 사는 한국 기준에서는 나름 가난하게 커서 그런지 물건도 잘 못 버리고 그렇다. 계속 가난하다고 하고 싶어도 컴퓨터는 어릴 적부터 했으니, 어불성설일 때가 있지만. 영끌이라고 해야 할까. 믓튼 내 지난날은 나름이 기준이니 이쯤에서 접고, 오늘의 이야기를 한다. 최근 수백억 원대 자산가와 매우 자주 뵙기를 6개월. 나도 차츰 변하기 시작했다. 이제 내가 가장 아끼는 물건은 쓰레기통이다. 좋은 쓰레기통을 사서 보이는 족족 디지털화시키고, 또 버리고 있다. 그 자산가는 나를 매우 아끼는 사람이고, 그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마음의 전해져 온다. 물론, 아닌 부분도 있지만. 내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큰 계기는 내 주변의 사람들을 보고 난 이후, 다들 날 이용하려고 만나는 것 같다며 조목조목 따져서 이야기해 줄 때였다. 그전까지는 느끼지 못하다가 그런 말들을 전해 듣고 나서 정말 그런 것 같았고, 나름의 인간관계 실험을 거쳐 그 말이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 그것이 그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판단해야만 하는 위치에서는 정말 회사 일에 대한 것이나 그 사람의 능력에 대한 것만 판단했었다. 최근 눈이 뜨이고 나서는 양쪽의 이야기에 숨겨진 행간을 모두 읽을 수 있게 되었고, 드러내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사람을 판단하게 되었다. 그 이후 나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그 전과 달리 너무 보기 좋아졌다고 말해주었다.
내가 말한 분 외에 큰 도움이 된 것은 인공지능이었다. 볼로그를 워낙 오랫동안 해왔다 보니 지난 블로그 글을 모두 긁어서 메타인지 분석을 내어 달라고 했다. 방대한 데이터다 보니 나 스스로를 알게 된 하나의 보고서를 받게 되었다. 그중 일부를 공개한다.
"거친 압력은 흡수하고, 주변 사람에게는 기회와 명분을 불어넣는 『판을 짜는 연결자(Master Enabler)』"
하준호 님은 조직이나 관계에서 혼자 빛나려 하기보다, 사람과 사람, 기회와 사람을 연결하여 판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타입입니다. 위에서 내려오는 거친 감정적·업무적 압력은 스스로 '쿠션'이 되어 흡수하고, 아래(아우들)나 옆(학자/지인)에게는 그 압력을 '기회와 명분'으로 변환하여 나누어줍니다.
상사 앞: 사투리와 훈계를 받아치며 애교 스티커와 안부를 건네는 충직하고 살가운 오른팔
전문가/박사 앞: 역량을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 GPU와 네트워킹을 깔아주는 진정성 있는 멘토/후원자
후임, 후배 앞: 밤샘 코딩을 가르쳐주고, 대형 미팅에 타이틀을 만들어 세워주는 격의 없고 든든한 맏형
*** 앞: 상대의 부담감을 낮춰주고 눈높이를 맞춰주는 편안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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