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영업과 제약 영업 이야기
어쩌다 보니 코인 지갑 개발 회사를 5년 이상 운영 했고, 의료기기 회사에 3년 이상, 제약 영업 회사에 2년 꽉 채워서 일을 할 수 있었다. 이 글로 모든 것을 정리하고 moving on from the past 하려 한다. 이 글은 익명화된 업계 공지 로그와 공개된 언론 보도·정부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특정 기업이나 개인의 위법행위를 적시하거나 시사하지 않는다.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판단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 내가 가진 2년 치의 데이터 분석과 법률 자료를 찾기 위해 클로드 오푸스 5를 이용하였다. 늘 그렇듯이 온라인카지노의 맞춤법 검사에 감사한다. 서두에 미리 밝히지만, 제도권에 들어가기 전에 행하는 사람들의 모든 행위들에 대한 리워드가 지금에서는 정당했다고 본다. 내 경험상 적어도 코인에서 만큼은 정부가 정말 우왕좌왕하여 사기꾼을 키웠고, 금융권에서는 가진 코인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유인물과 광고로 스스로 팔도록 유인했기에, 지금까지 만난 그 어떤 사기꾼보다 많은 돈을 잃게 했기 때문이다. 6시 땡 퇴근하기보다 조금 더 일하기보다 6시 이후에 코인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공부할 마음이 1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까지 마음이 돌아서진 않았을 것이다. 난 포기하고 오히려 제도권 밖에서 노력한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목소리를 더 많이 낸 것 같다. 코인뿐이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사실을 안 수십 년 전부터 주변 사람들은 모두 공무원이 되어 갔다. 그러나 그런 공무원을 삶도 그다지 편하지 못하다는 것은 알았다. 그래서 지금은 그 누가 잘못이라고 말할 수 없는 위치에 이르러 마음이 평안해졌기에 글을 쓴다. 마땅히 처벌받아야 할 누군가가 있었지만, 돈이 있었고. 그 돈이 법조계로 흐르면서 또 법을 지탱하는데 자양분이 되었다. 아쉬움만 남은 지난 세월에 대한 한탄이 오직 나뿐이랴? 제도권에 뭔가가 편입되면서 뒤늦게 해보려고 하는 사람이 눈에 밟힌다. 그래서 내 지난 경험을 글로 적고. 그때도 개발자였지만 지금은 그 도메인 지식이 필요 없게 된 지도 수년이 흘러 한 번은 정리할 겸, 뒤늦게 제약 영업을 해 보려는 사람에게 정보를 나눌 겸 쓴다. 돈이 도는 곳에는 늘 갈등이 생기고 그런 갈등은 늘 어둠과 닿아 있다.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다.
자세한 상황은 말할 수 없다. 추측하길 바란다. 아무튼...... 이런 경우엔 99.99%로 월 2000, 아니 월급 3000만 원 이상을 가져갈 수 있다. 내가 확인했던 최대는 월 1.5억이었다. 1년이 아니라 월(한 달)급 1.5억 말이다. 이 분야는 바로 제약 영업이다. 이 제약 영업 중 CSO(Contract Sales Organization, 법적 명칭은 '의약품 판촉영업자')라는 것이 있다. 제약사가 자사 영업조직 대신 외부에 영업을 위탁하는 구조에서, 위탁을 받아 다시 개별 영업사업자들에게 재위탁하는 중간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지난 2년간의 특정 CSO 조직 메시지를 분석하여 나름의 논리로 글을 쓴다. 2년 반 동안 매일 발송된 수백 건의 운영 공지가 하나의 산업이 제도권으로 끌려 들어가는 과정을 어떻게 기록했는가를 보려고 한다.
내 의견을 결론부터 말하겠다.
제도권이 아닌 영역에서 축적되는 부는 막대하다. 코인만 봐도 안다. 그리고 그 돈의 크기 때문에, 혹은 그 돈이 움직이는 속도를 법이 따라가지 못해서, 명백해 보이는 사건들이 무죄로 끝나기도 했다. 그에 비하면 의약품 분야의 비제도권 영업은 사실 새 발의 피다. 그리고 결국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축적한 부는 제도권에 편입되기 위한 비용으로 다 쓰이게 되어 있다. 컴플라이언스, 교육, 신고, 보고, 증빙, 시스템. 물론 그 이전에 축적한 부는 더 빠르게 움직였던 사람들의 리워드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그 리워드에는 이름이 하나 더 있다. 리스크 프리미엄이다. 그리고 프리미엄에는 언제나 청구서가 따라온다. 시차를 두고 온다는 게 문제일 뿐이다. 이 글은 그 시차에 관한 이야기다.
먼저 코인 이야기를 짧게 하고 넘어가자. 이게 비유가 아니라 같은 시기, 같은 현상이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시세조종은 오랫동안 처벌이 어려웠다. 이유는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돈이 많아서도, 변호사가 좋아서도 아니었다. 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은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이 아니었다. 그래서 주식이라면 명백한 시세조종·부정거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해도, 적용할 조문이 없었다. 검찰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기소하면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처벌 근거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다. 이게 "제도권이 아니다"라는 말의 실제 의미다.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관할의 문제다. 규칙이 없는 게 아니라, 규칙을 적용할 근거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일이 벌어졌나.
고객 자산 8,800억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된 가상자산 예치업체 운영진은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부당이득을 취할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근 1년간 선고된 코인사기 판결문 55건을 분석한 결과, 76.4%가 징역 5년 미만이었다.
2023년 7월 18일 제정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2024년 7월 19일 시행되면서 비로소 시세조종에 대한 규율 체계가 생겼다.
그리고 2026년 2월 4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이 법에 따른 첫 유죄 판결이 나왔다. 71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였다. 선고는 징역 3년, 벌금 5억 원, 추징금 8억 4,600만 원. 부당이득액 71억에 대해서는 검사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봤다.
정리하면 이렇다. 제도권 밖에서는 막대한 부가 축적되고, 제도가 들어온 뒤에도 회수는 부분적으로만 이뤄진다. 먼저 움직인 사람이 가져가는 구조다. 이제 날짜를 나란히 놓아보자.
2024년 7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2024년 10월 19일
개정 약사법 — CSO(의약품 판촉영업자) 신고제
석 달 차이다.
같은 해에, 두 개의 비제도권 영역이 나란히 제도권으로 편입됐다. 하나는 거대한 자본시장이었고, 하나는 병·의원 처방을 움직이는 영업 시장이었다. 규모는 비교가 안 되지만 구조는 같았다. 참여자 신원을 특정할 수 없었고, 자금 흐름을 추적할 수 없었고, 그래서 처벌 근거를 만들기 어려웠다.
내가 읽은 2년 치 메시지에서 공지의 성격이 통째로 바뀌는 지점이 정확히 2024년 10월이다. 그 전과 그 후는 다른 산업이다.
이제 CSO로 돌아오자. 먼저 이 사업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부터 봐야 한다.
제약사 ──(위탁계약: 품목별 수수료율)──> CSO 법인
CSO 법인 ──(재위탁)──> 영업사업자(개인사업자 / N차 법인)
영업사업자 ──(디테일링)──> 병·의원 원장
처방 발생 → 약국 조제 → EDI 청구자료로 실적 확인
→ 역순으로 수수료 정산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게 있다.
이 사업의 원장(ledger)은 출하 데이터가 아니라 처방 데이터다. 제조업이라면 몇 개를 출고했는지가 매출이다. CSO는 다르다. 의사가 그 약을 처방하고, 그 처방이 약국에서 조제되고, 그 조제가 건강보험 청구(EDI)로 잡혀야 비로소 내 매출이 된다. 내가 2년간 읽은 메시지에서 매달 어김없이 반복되는 단어들 — 마감, 통계 제출, 필터링, 이관, 소액처, 지연 EDI — 은 전부 이 정산 파이프라인의 용어다.
마감: 제약사별로 정해진 그달 실적 자료 제출 기한. 제약사마다 날짜가 다르고, 명절이 끼면 며칠씩 당겨진다. 매달 초에 일정 공지가 나가고, 마감 당일 아침에 한 번 더 나간다.
필터링: 새 거래처를 확보했을 때 이미 다른 영업사업자에게 배정된 곳은 아닌지 사전 확인하는 절차. 건너뛰면 실적이 이월되거나 아예 인정되지 않는다.
소액처: 처방액이 기준 미만인 거래처. 2025년 상반기에 다수 제약사가 소액처 정산을 일괄 중단했다.
즉 CSO 영업사업자의 수입은 "얼마나 팔았나"가 아니다. "얼마나 팔았음을 기한 내에 규격에 맞게 증명했나" 다. 시장 침투율은 바깥에서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깊다. 2025년 기준 2세대 세팔로스포린 항생제 시장은 약 2,197억 원인데 이 중 CSO 매출 비중이 74.4%다.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도 69.2%. 제네릭과 만성질환 영역에서 CSO는 보조 채널이 아니라 주 채널이다.
공개된 취재 자료를 종합하면 CSO 수수료율은 평균 35~45% 선이다. 일부 품목은 **60~70%**까지 올라간다. 최근 조사에서는 평균 37% 수준이되 특정 품목에서 50~65%가 확인된다고 보고된다.
내가 읽은 2년 치 메시지에도 이 숫자가 그대로 있다. 그리고 이 업계 특유의 정바카라 하나가 계속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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