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선택은?
필명과 본명 중에 어떤 게 더 나을까? 둘 다를 경험한 입장에서 볼 때 정답은 없다. 다만 필명으로 글을 쓰면 여러모로 편하다. 최대 장점은 신비주의 고수다. 창작의 자유가 보장되니 영감이 팍팍 떠오른다. 신분이 노출될 염려도 없다.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뱉을 수 있다. 일부 몰상식한 인물은 "푸핫! 이걸 글이라고 썼어요? 귤이라고 해도 믿겠네~~!!"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는다. 비판을 넘어 비난의 댓글을 남긴 날에도 두 발을 쭉 뻗고 잠이 든다. 마음이 울적한 날에는 온라인 게임 동료와 상사 욕은 기본이고, 남편과 시댁 흉도 자유롭게 남긴다. 이게 다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우아하고 신비스러운 연출도 가능하다. 필명 선택은 딱히 단점을 찾기 힘들다. 주변을 둘러봐도 필명 선호도가 높으니, 예비 저자 입장에서는 필명이 더 끌리는 게 당연하다.
나 역시 온라인카지노를 시작할 때 필명을 택했다. 철저히 계산된 행동이었다. 본인 글을 쓰기 바쁜 이용자 특성을 고려하여 튀는 선택을 했다. '천재작가'라는 눈에 띄는 캐릭터를 만들어서 부지런히 마실을 다녔다. 라이킷으로 노크하고, 댓글로 안부를 물었다. 첫인상이 다소 비호감이지만 "천 번을 쓰고 지우며 재미있는 문장을 완성하는 작가"라는 의미를 확인한 독자 상당수는 마음이 스르륵 열렸다. SNS는 공감이 생명이다. 오만방자한 컨셉을 유지하면서도 스스로 망가지는 포인트를 꼭 넣었다. 짠하고 친근한 이미지 덕분이었을까? 천재작가는 단기간 내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100일 동안 23편의 글을 쓰면서 구독자가 2천 명 넘게 늘었고, 첫 바카라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가 세상에 나왔을 때는 과분한 응원을 받았다. (구입과 서평, 희망도서 신청으로 응원해 주신 작가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립니다. 꾸벅.)
솔직히 고백하면, 빠른 성장 이면에는 시기와 질투도 있었다. '틀림'이 아닌 '다름'에 관한 부분을 틀림으로 판단하여 공격하는 글과 댓글을 접할 때면, 40년 묵힌 화가 출동을 준비했다. 나도 인간이다. 똑같은 방식으로 '너 죽고 나 죽자' 하며 덤벼 들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문제가 발생한 배경에는 나의 부족함도 있었으니, 억울한 감정은 홀로 삭이고 발행하는 글에는 긍정적인 기운만 담았다. 나는 필명으로 글을 썼지만 바카라이 출간되면 본명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10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도 있으니, 미래를 위해 허벅지를 꼬집으며 끝까지 참았다. (부끄럽지만 사실입니다. 진짜 이렇게 생각했어요. 무식해서 용감했네요. 흑흑.)
작년봄, 《돈 버는 온라인카지노 글쓰기》가 출간된 직후에도 애정 어린(?) 피드백을 받았다. "작가가 글만 쓰면 되지 소통을 왜 해야 되냐?"라는 비난이 가슴을 콕콕 찔렀다. 나는 진흙탕에서 뒹굴면서 뚝심으로 출간의 고지에 오른 케이스다. 반년 가까이 슬픔으로 배를 채우면서 어렵게 출판계약서에 서명을 남겼다. "아이고~ 작가님. 글이 기가 막히네요. 숨도 참아가며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저희 출판사와 계약하시죠?"라는 요청은 꿈에서도 받지 못했다. 모 출판사의 편집자로부터 "10년 만에 투고 원고를 읽고 눈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라는 피드백을 받았지만 출간계약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무명작가의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온라인카지노의 장점이 명확히 보였다.
자기계발서를 읽다 보면 "남을 잘 되게 하는 일이 내가 잘 되는 일이다"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격하게 공감하며 믿음으로 실천했다. 수시로 찾아오는 분노에게 이별을 고하고, 결과로 보여주기 위해 애썼다. 출간 노하우를 공유하여 동료 작가들의 출간에 기여하는 것으로 온라인카지노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돌이켜보면, 나는 온라인카지노가 있었기에 3년 만에 3권의 바카라을 출간할 수 있었다. 팔로워 수가 늘어난 지금은 출간을 걱정하지 않는다. 오직 판매만을 걱정하며 기획을 하고 원고를 쓴다. (물론 아내분의 결재가 우선입니다.)
성인 10명 중에 6명이 1년에 바카라을 1권도 읽지 않는 시대다. 암흑에 가까운 출판시장에서 출간하는 바카라마다 네 자릿수 판매 실적을 달성하는 작가를 마다할 출판사가 있을까? (이 글에서는 대형 출판사는 논외로 한다.) 나는 아니라고 본다. 대개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출간을 검토할 게 분명하다. 2023년 가을, 나는 100명의 독자를 얻기 위해 온라인카지노를 시작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목표를 10배 초과 달성하여 1,000권이 넘는 바카라이 독자를 만났다. 퇴근 후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설거지하느라 바쁜 평범한 온라인 게임인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필명과 본명 중에 어떤 게 더 나을까?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명확하다. 목표가 출간이라면 필명을 택하더라도 본명으로 쓴다는 각오로 신중히 접근하길 권한다. 인간의 잠재력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당신의 이름 석 자가 바카라표지에 적혀 세상에 나올 수 있음을 이해하고, 진심을 다해 글을 쓰길 바란다.
"필명보다 중요한 건 결국 지속력이다."
출판계약서에 서명을 남기고 싶다면, 외로워도 슬퍼도 끝까지 쓰는 게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