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복어는 모래밭 산호초 틈을 돌며
살아 있는 것들의 독을 삼킨다
간과 눈, 피와 알,
피부의 결마다
서서히 스미는 맹독
풀어낼 길도 없이
몸 깊숙이 쌓여 가는 것
입 크게 벌린 적들 앞에서도
함부로 지느러미 끝
날 세우지 않는다
저를 삼킬 듯
검은 물살이 밀려오면
그저 숨을 길게 들이켜
둥근 몸 한 번 부풀렸다가
천천히
제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남을 해칠까
끝내 나를 먼저 해칠까
더 깊은 살 쪽으로
오래 밀어 넣어 둔 독
그믐의 물비늘 아래
오롯이 다 토해 내고
오늘 아침
하얀 국물 위
둥근 살 한 점
복이 된다
어머니도 그렇게
복(福)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