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
자전거를 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안장은 오래 앉은 흔적처럼
조금 내려앉아 있고
손잡이엔
하루 종일 쥐고 있던 시간의 온기가
아직 남아 있는데
어릴적 동네 입구 자전거 점방이 생각난다
공기 주입기 치익 치익
바람을 넣던 노인의 팔엔
삶의 굴곡이 그대로 남아 있었지
그의 가게 문은
두 번 접어 닫히는 철문이었고
문이 내려갈 때마다
녹슨 종소리처럼
저녁이 왔었어
자전거를 세워두면
물끄러미 바라보며
어딘가로 가고 싶어
다리를 떨었었지
집 앞 계단 앞에 기대 놓은 자전거
체인이 식어가며
아직 끝나지 않은 길에 대한 호기심이
안장 뒤 신호등에 깜빡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