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눈에서 벗어나고 싶어
나에게는 아직까지 연락을 주고받는 고3 친구가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서, 슬롯에 나와서, 결혼한 뒤에도 꾸준히 일 년에 한 두 번씩 만나는 친구이다.
그 친구가 어느 날 사주를 공부한다고 했다.
몇 년이 지나고 나니 그 친구는 정말로 다른 사람의 사주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너무 신기해서 매년 그 친구를 통해 신년 사주를 봤다. 하지만 점점 답답함을 느끼게 되었다.
"왜 나는 내 사주를 스스로 못 보지?"
초등학교에 신규교사로 첫 발령을 받았을 때, 멋진 여자 교감선생님이 계셨다. 그분은 신규교사인 나에게 밥을 사주시다가 자신이 사주를 공부한다고 말하셨다.
"아니, 뭐 다른 사람 상담해 주는 건 아니고 내가 살아온 인생이 궁금해서."
당시 선생님의 나이는 50대, 그 나이쯤 되면 사주를 공부하려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30대 중반에 사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친구가 줄줄 읊어내려 가는 사주팔자를 내 눈으로 이해하고 싶어서였다. 친구는 알지만 난 알지 못하는 그 무언가가 있지는 않을까?
결국 내 팔자는 내가 읽고 싶은 마음이다. 좋은 점, 그리고 나쁜 점 까지도.
외국어를 배워야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사주라는 언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한글을 몰라서 무슨 글자인지 읽을 수 없는 할머니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목표는 나의 사주를 나 스스로 해석하는 것.
사실 사주를 공부하기 전에 가장 걱정이 되었던 부분은 30대 중반인 나의 나이가 너무 늦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왠지 사주팔자를 보는 사람은 뭔가 유별나고 특별하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시작했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나에게는 어려서부터 사주를 알려줄 할머니도 없었고 어디에서 배워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냥 배우고 싶다는 마음만을 가지고 있다가 인스타 스레드에 올라온 글을 봤다. 거기엔 사주 일주론 마스터 강의를 하는 선생님이 계셨다.
흠... 의심부터 하고 시작했다. 왜냐하면 공부하는 비용이 결코 저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6개월 동안 200만 원이 넘는 금액. 하지만 결국 신랑에게 허락을 구했고 신랑은 의외로 공부를 해보라고 해주었다. 이것 또한 노후 준비일 수 있다면서.
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임고 두 번 합격,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의 경력을 가진 나는 '사주'를 공부로 접근하기로 했다. 그래서 6개월간 일주일에 두 번, 두 시간의 수업을 듣게 되었다.
온라인 줌에서 수업을 듣는데 알고 보니 선생님은 나와 동갑. 같은 년주를 가지고 있다. 수강생들은 대부분 나이가 젊다. 이렇게 사주공부를 젊게(?) 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6개월 간 사주공부를 열심히 하면 사주를 볼 수 있을지. 그렇다면 가족들의 사주도 볼 수 있을지. 더 나아가서 나의 노후준비가 될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두 달 정도 공부한 지금 그래도 까막눈은 벗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한다. 다음 글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주의 가장 기본 원리부터 배운 대로 소화시켜서 글로 써내려 가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