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마치고 남편과 나란히 걸으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다음 달 초에 지인의 아들 결혼식이 있다.
거리가 멀어 참석해야 할지, 축의금만 보내야 할지를 이야기하던 중 남편이 말했다.
"우리 아들이 머나먼 강원도에서 결혼식을 한다고 해도 그 집 부부는 꼭 참석할 것 같지?"
여행 삼아 다녀오자는 결론을 내렸다.
남편이 갑자기 멈춰 섰다.
감정이 격해진 남편은 눈물이 앞을 가려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당황스러운 마음을 애써 감추며 나는 왜 우느냐고 물었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던 남편은 집에 가서 말하겠다며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영문을 전혀 알 수 없던 나는 집에 돌아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까 왜 그랬어?"
...
...
"아들이 나 때문에 결혼도 못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무거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잖아.
그래서 차라리 멀리 시골에 가서 혼자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
어떤 위로도 통하지 않을 것 같아 나는 그저 침묵했다.
자식에게 득은 못 주더라도 짐이 되는 부모는 되지 말자고 약속했었는데.
건강을 잘 지키는 일이 자식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라는 생각을 곱씹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