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별 것도 아닌 걸요."

by능수버들

오늘은 남편 혼자 헬스장에 다녀왔다.

점심을 먹으며 헬스장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던 남편이 문득 말끝을 흐렸다.

오이지를 집으려다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태연스럽게 물었다.


새로 온 지 3주째 된 트레이너가 남편에게 다가와 왜 열흘 동안이나 나오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운동해도 효과가 없어서요.”

남편이 얼버무리자 그는 남편의 몸 상태를 살피며 몇 가지를 물었고, 절대 운동을 멈추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기 할머니도 같은 일을 겪었다며 선뜻 도움을 자청한 그는 남편과 함께 스쿼시 장으로 가서 선을 밟지 않고 걷는 법과 벽을 짚고 왼발로 서는 연습을 알려 주었다.


목적지를 정하지 못한 채 무작정 걷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버린 남편.

되돌아갈 기운마저 사라져 망연자실해 있던 그때, 그가 남편의 손을 잡아 주었다.

진심이 깃든 그의 따뜻한 말과 몸소 보여 준 관심은 남편의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

그의 위로와 격려는 쉬이 흉내 낼 수 없는 품격과 잔잔한 우정이 배어 있었다.


다음 날, 나는 아이스커피를 들고 남편보다 먼저 헬스장으로 갔다.

남편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하자, 트레이너는 겸연쩍은 듯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별 것도 아닌 걸요.”

그 겸손한 한마디가 헝클어져 있던 내 마음까지 다잡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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