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 3
◕ 참나리
깊어가는 올여름. 화려한 여러 여름꽃 사이에 요즘 유독 눈에 자주 들어오는 꽃이 있습니다. 붉은 얼굴에 검은 반점으로 치장한 채 수줍게 고개 숙인 참나리입니다.
화단의 다른 꽃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한꺼번에 피어났다 시드는 동안, 참나리는 서두르지 않습니다. 개체마다 저마다의 시간을 가지고 차례대로 꽃망울을 터뜨리며 전체 계절을 길고 담담하게 지켜냅니다.
하지만 참나리는 씨앗을 맺지 못합니다. 남들처럼 수분을 거쳐 어엿한 씨앗을 세상에 내놓을 수 없는, 어쩌면 생물학적 결핍을 안고 태어난 셈이죠. 그래도 나리꽃은 자신을 탄식하며 시들어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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