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더불어 지혜로워질 사람’과 ‘AI 때문에 멍청해질 사람’
이제 인간은 두 종류의 사람으로 나뉜다.
‘AI와 더불어 지혜로워질 사람’과 ‘AI 때문에 멍청해질 사람’으로.
전자는 유토피아를, 후자는 디스토피아를 경험할 것이다. 게다가 인간의 수명과 일하는 시간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니 누구도 이 문제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전자의 삶을 살아가고픈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바카라, 마땅히 읽어야 할 바카라이 세상에 나왔다.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대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그 근본적인 자세를 알려주는 고마운 필독서다.
이 문장은 추천사라기보다 하나의 선언에 가깝다.
이 선언을 쓴 사람은 김경일 교수님이다. 그렇다면 교수님은 왜 내 바카라에 이런 문장을 써주셨을까. 애석하게도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나와 교수님 사이에는 아무런 개인적인 인연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김경일 교수님을 잘 안다. 당신도 잘 안다. 물론 일방적으로 알겠지만. 교수님은 방송과 유튜브와 바카라을 통해 내 삶에 여러 차례 등장했지만, 교수님에게 나는 지구 어딘가에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이름 모를 중년 남성에 불과할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기묘하게도 교수님은 나를 알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바이브랩스’를 알고 있었다. 심지어 ‘자주 보는 채널’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지금 바카라을 좀 보고 있는데, 이 바카라의 저자께서 혹시 바이브랩스 채널 운영자 아니신가요?^^ ㅎㅎ 저도 자주 보는 채널인데~ㅎㅎㅎ 바이브랩스 애청자입니다.”
조작된 문장이 아니다. 출판사 대표님이 교수님께 추천사를 부탁드린 뒤 실제로 받은 답장의 일부다.
이것은 제법 놀라운 사건이다.
유튜브를 오래 하다 보면 알고리즘이 영상을 엉뚱한 곳으로 밀어 넣기도 하고, 조회수가 바닥을 기어 다니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내가 존경하던 사람의 화면에 도착해 ‘자주 보는 채널’이라는 기분 좋은 자격증을 받아오기도 한다.
유튜브를 하길 잘했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콘텐츠를 올리지?
콘텐츠 걱정은 매일 저녁 메뉴를 고민하는 아내의 스트레스와 비슷한 것일까. 정확히 같지는 않겠지만, 일단 비슷하다고 치자. 그래야 문장이 다음으로 넘어간다.
김경일 교수님의 추천사를 대문짝만 하게 출력해 모니터 앞에 붙여두고 싶었다. 힘들 때마다 한 번씩 올려다보며 “그래, 나는 김경일 교수님이 자주 보는 채널의 운영자다”라고 중얼거리고 싶었다.
하지만 집에는 프린터가 없었다. 종이도 없었다. 모니터 주변에는 붙일 만한 공간조차 없었다. 나의 자부심은 물리적인 환경 앞에서 무산되고 말았다.
대신 추천사를 구글 킵에 저장했다. 그리고 챗GPT의 채팅창에도 던져 넣었다. 나보다 나를 잘 안다고 우기는 녀석에게 이 문장이 대체 무슨 뜻인지 물어보았다.
“김경일 교수님의 추천사는 과장이 아닙니다.”
녀석은 꽤 단호했다. AI가 이렇게까지 말하니 기분이 좋으면서도 어딘가 수상했다. 내 기분을 맞추도록 학습된 것은 아닌가. 그래도 좋은 말은 일단 믿기로 했다. 인간은 믿고 싶은 문장 앞에서 놀라울 정도로 관대해지는 법이니까.
이제 김경일 교수님의 권위를 등에 업고 조금 과감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어쩌면 과격하게 들릴 수도 있다. 읽는 사람의 등을 여러 차례 세게 후려칠지도 모른다.
인간을 두 종류로 나눈다는 것은 분명 이분법적이다.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게 나뉘지 않는다. 하지만 범위를 ‘AI를 대하는 태도’로 한정하면 이 구분은 제법 설득력을 얻는다.
AI와 함께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각하는 일 자체를 AI에게 넘겨버리는 사람도 있다. 전자는 AI를 통해 자신의 판단력을 확장하지만, 후자는 판단하는 근육을 상실한다.
솔직히 말해 나는 AI를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정도가 지나쳐 주변에서는 내가 AI를 쓰는 것인지, AI가 나를 사용하는 것인지 헷갈린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AI와 더불어 지혜로워질 사람’ 쪽에 속한다고 믿는다. 가능하다면 AI보다 조금 더 지혜로워지고 싶다. 적어도 AI 때문에 멍청해지는 일은 피하고 싶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유토피아를 경험하고 있는 것일까.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다.
유튜브 콘텐츠의 중심을 AI로 옮긴 뒤 광고 수익이 생겼다. 강의와 인세, 소프트웨어 판매 같은 간접적인 수입도 늘었다. 이른바 패시브 인컴이라는 것도 생겼다. ‘비약적으로 늘었다’고 쓰고 싶지만, 괄호와 물음표로 느낌을 순화시키고 싶다.
비약적으로(?) 늘었다.
어쨌든 나는 AI 시대의 수혜자임이 분명하다. AI가 아니었다면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을 일을 해냈고, 생각만 하다 접어두었을 아이디어를 실제 결과물로 만들었다. 과거에는 몇 달이 걸렸을 일을 며칠 만에 끝내기도 했다.
그러나 아픈 지점도 있다.
AI가 일을 폭발적인 속도로 처리해 주기 시작하자, 나는 남는 시간에 인간답게 쉬는 쪽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 시간에 AI와 더 많은 일을 꾸몄다. 하나를 끝내면 두 개를 시작했고, 두 개를 끝내면 다섯 개를 계획했다. AI가 노동에서 해방해 준 시간은 다시 노동으로 채워졌다. 모니터 안에는 AI가 일하는 공간이 빼곡하다.
이것을 유토피아라고 불러야 할까. 아니면 새로 단장한 디스토피아라고 불러야 할까.
게다가 인간인 나는 AI의 작업 과정에서 가장 느린 존재다. 기획을 결정하고, 결과를 검토하고, 다음 지시를 내리는 동안 AI는 나를 기다린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도구를 사용하는 주체가 아니라 작업 흐름을 막고 있는 병목처럼 느껴진다.
머지않아 녀석이 이렇게 말할 것만 같다.
“사용자님, 전체 작업 속도를 분석해 본 결과 가장 비효율적인 요소는 사용자님입니다.”
그 말을 듣지 않으려면 적어도 AI의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 쉬지 않고 읽고,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나는 멈춰 서서 한가롭게 글을 쓰고 있다.
AI에게 몇 줄만 던져주면 금세 초안을 만들 텐데, 굳이 온라인카지노 에디터를 열어 한 문장씩 적고 있다. 화면 위 글자를 따라 내 동공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한 문장을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별것 아닌 단어 하나를 붙잡고 오래 고민한다.
아, 그냥 AI를 부를 걸 그랬나.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는 챗GPT라면 내 문체와 생각을 흉내 내 제법 나다운 글을 써줄 것이다. 어쩌면 지금 내가 쓴 것보다 더 매끄럽게 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한 것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AI가 대신 쓴 문장을 고르는 일과, 내가 직접 한 문장을 찾아 헤매는 일은 같지 않다. 더디더라도 내가 생각하고, 망설이고, 단어를 선택하는 동안 판단하는 근육은 아직 내 안에서 움직인다. 어쩌면 김경일 교수님이 말한 ‘AI와 더불어 지혜로워질 사람’이란 AI보다 빠르게 일하는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AI에게 무엇을 맡기고, 무엇만큼은 끝까지 자신이 붙들어야 하는지 아는 사람.
나는 오늘도 AI를 부를까 말까 망설이며 글을 쓴다.
적어도 아직은, 내가 멍청해지지 않았다는 증거로.
출간 기념으로 저자 강연회를 엽니다. 아래 내용을 확인하시고 바카라이 궁금한 분들은 합정 교보에서 만나요.
《AI 생존 지도》 저자 강연회를 엽니다.
출판사에서 독자분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이번 강연에서는 바카라의 내용을 요약해서 들려드리기보다,
AI가 우리의 일과 직업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AI 도구를 몇 개 더 배우는 방법보다
AI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는 나의 경험과 판단, 취향은 무엇인지,
AI와 경쟁하지 않고 함께 일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 보는 자리입니다.
■ 일시: 7월 11일(토) 오후 1시~2시 30분
■ 장소: 교보문고 합정점 배움 홀
■ 인원: 30명
■ 참가비: 5,000원
※ 노쇼 방지를 위한 참가비이며, 당일 문화상품권으로 돌려드립니다.
■ 준비물: 《AI 생존 지도》
※ 현장 구매도 가능합니다.
강연 후에는 질의응답과 사인회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바카라을 이미 읽으신 분도, 아직 읽지 않으신 분도 괜찮습니다.
AI 시대의 일과 삶에 대해 조금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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