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세계를 정복할 날이 곧 오나?

현대차의 앞날이 결코 밝지만은 않을 것이다

byFrancis Lee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중국은 외국 자동차를 수입하고 기술을 배우는 나라였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세계 자동차 기업들은 현지 기업과 합작회사를 세우고 기술을 이전했다. 폭스바겐과 GM, 도요타와 현대차는 중국을 거대한 판매시장으로 보았다. 중국 소비자들은 외국 브랜드를 선호했고, 중국 자동차 산업은 선진국의 기술과 생산방식을 따라가는 처지였다.

그런데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을 넘어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과거 외국 자동차를 사들이던 나라가 이제는 세계 각국에 자국 자동차를 팔고 있다. 그것도 단순히 값싼 자동차를 수출하는 수준이 아니다. 전기차와 배터리,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새로운 자동차 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이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래를 낙관할 근거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중국의 질주를 보여주는 통계는 놀랍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6년 세계 전기차 전망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의 약 75%를 차지했다. 세계에서 생산된 전기차 약 2,200만 대 가운데 중국에서 만들어진 자동차가 약 1,600만 대에 달했다.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2025년 250만 대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2025년 중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35%를 넘었다. 2024년의 약 20%에서 불과 1년 만에 크게 높아진 것이다.

수출 증가세는 2026년에도 이어졌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를 인용한 차이신의 9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2026년 1~8월 약 720만 대의 자동차를 해외로 수출했다. 이는 2025년 연간 수출량을 이미 넘어선 규모다. 6월부터 8월까지는 석 달 연속 월간 수출이 100만 대를 넘었다. 연간 수출이 1,000만 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다만 이는 당시 제기된 전망이지 확정된 실적은 아니다.

이쯤 되면 중국 자동차의 성장을 일시적인 유행이나 가격 경쟁의 결과로 치부하기 어렵다. 자동차 산업의 세계적인 세력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더욱 주목할 것은 중국의 전기차 수출이 특정 지역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IEA에 따르면 2025년 중국산 전기차 수출은 동남아시아에서 전년보다 130%, 중동에서 60%, 중남미에서 55% 증가했다. 중국산 전기차의 해외 판매가 유럽과 미국을 넘어 신흥시장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의 관세 장벽이 높아지더라도 다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어떻게 이처럼 짧은 기간에 자동차 산업의 강자로 올라섰는가. 중국인의 근면성이나 저렴한 인건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핵심은 국가 차원의 장기적인 산업전략, 거대한 내수시장, 배터리 공급망, 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기술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를 단순한 환경정바카라의 수단으로 보지 않았다. 석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의 기술적 열세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전략산업으로 육성했다. 전기차 보조금과 세제 혜택, 충전 인프라 확충, 배터리 산업 지원을 장기간 추진했다. 기업들은 거대한 내수시장에서 생산과 판매를 확대했고, 그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을 해외시장으로 가져갔다.

중국의 경쟁력은 배터리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IEA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세계 배터리 셀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배터리의 핵심 소재 분야에서는 그 비중이 더 높았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국내에서 대규모로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은 생산비와 공급 안정성에서 큰 이점이다. 배터리 가격이 낮아지면 자동차 가격을 낮출 여지가 커지고, 대량생산은 다시 원가 절감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중국 기업들의 기술 개발 속도와 경쟁 강도가 더해졌다. BYD와 지리자동차를 비롯한 업체들은 가격과 성능을 놓고 경쟁하며 다양한 차종을 쏟아냈다. 배터리와 차량용 소프트웨어, 전자제어 기술, 충전 성능까지 개선했다. 중국 자동차가 외국 자동차를 모방하는 데 머물렀다는 과거의 인식으로 오늘의 중국을 평가한다면 현실을 오판하는 것이다.

물론 중국의 성공이 정부의 지원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정바카라 지원은 산업이 성장할 조건을 마련했지만, 실제 경쟁력을 만들어낸 것은 기업의 투자와 기술 개발, 생산 현장의 개선, 치열한 시장경쟁이었다. 중국 자동차의 부상을 그저 정부 보조금의 결과라고 깎아내리는 태도는 한국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조차 보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중국의 성장에는 어두운 면도 있다. 업체 간 가격 인하 경쟁이 격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공급 과잉이 해외시장으로 밀려나고 있다. IEA는 2025년 중국의 전기차 수출량이 해외에서 실제 판매된 물량보다 25% 이상 많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수출 통계가 곧 최종 소비자의 구매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2026년에는 해외 재고 증가가 추가 수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그렇다고 중국 자동차의 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잉생산과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압박받는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해외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가격 공세가 계속된다면 기존 자동차 기업들은 판매량을 지키기 위해 가격을 낮추거나 수익성 악화를 감수해야 한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내부 문제가 세계 자동차 시장의 가격 경쟁을 더욱 격화시키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현대차를 보자. 현대차는 세계적인 생산능력과 품질관리 역량, 브랜드 경쟁력, 연구개발 능력을 갖춘 기업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배터리 관리, 충전 기술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따라서 중국 자동차의 약진만으로 현대차의 몰락을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러나 현대차가 과거의 성공을 바탕으로 미래도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더욱 위험한 착각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나타난 현대차와 기아의 차이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6년 1~8월 현대차의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약 16만 7,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1% 감소한 반면, 기아는 약 27만 3,000대로 73% 증가했다는 집계가 나왔다. 집계 기준과 차종 구성에 유의해야 하지만, 같은 그룹 안에서도 제품 구성과 신차 출시 전략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현대차의 문제는 기술력이 없다는 데 있지 않다. 그 기술력을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바꾸느냐에 있다. 고급 전기차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세계시장을 장악할 수 없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와 첫 차를 구매하는 청년, 소형차를 선호하는 가구, 신흥국의 중산층까지 공략해야 한다. 중국 업체들이 다양한 차급과 가격대의 모델을 쏟아내는 동안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제한된 차종에 의존한다면 시장의 넓은 부분을 내줄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중국차와 경쟁하려면 값싼 자동차를 몇 종 추가하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보급형 전기차의 개발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 소비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 안전장비를 확보하면서 불필요한 원가를 줄여야 한다. 배터리와 부품의 공용화, 생산공정의 혁신, 소프트웨어 개발의 효율화도 필요하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품질과 안전을 희생해서는 안 되지만, 품질을 이유로 원가 절감 자체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해외시장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유럽과 미국의 정바카라 변화만 바라보며 대응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중동 등에서 현지 소비자의 소득과 도로 환경, 충전 인프라에 맞는 자동차를 공급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 정비망 구축을 확대해야 한다. 관세를 피해 자동차를 수출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각 시장에 뿌리를 내리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보조금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배터리와 전력반도체, 차량용 소프트웨어, 충전 인프라 등 핵심 분야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고 사업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중소 부품업체의 전기차 전환을 돕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일도 필요하다. 기업이 경쟁력을 잃은 뒤 지원금을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산업구조를 미리 바꾸는 정바카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한국 슬롯는 중국의 성장을 바라보는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중국 제품을 무조건 저급하다고 평가하거나 정부 보조금 덕분에 성장했을 뿐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현실을 직시하는 태도가 아니다. 중국의 산업정바카라에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분석하되, 실제로 성과를 거둔 기술과 생산체계, 공급망 구축의 성과는 인정해야 한다. 상대방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 자동차가 곧 세계 자동차 시장을 완전히 정복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미국과 유럽의 관세, 각국의 산업정바카라, 브랜드 신뢰, 안전과 품질, 해외 생산능력, 기업의 수익성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 수출량이 실제 판매량으로 이어지지 않는 재고 문제도 주시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중국 자동차가 세계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넓힐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국이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몇십 년 전 중국은 외국 자동차를 수입하며 기술을 배웠다. 지금은 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의 가격과 기술, 생산능력을 의식하며 전략을 바꾸고 있다. 이 변화는 저절로 일어난 것이 아니다. 중국이 장기간 투자하고, 실패를 감수하고, 생산 규모를 확대하며, 기술을 개선한 결과다. 그 과정에서 쌓인 경험과 공급망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렵다.

현대차의 미래가 결코 밝지만은 않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차가 지금의 위상을 지키려면 과거의 성공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그 성공을 가능하게 했던 경쟁력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기술력과 품질이라는 추상적인 구호에 안주하지 말고 가격과 상품 구성, 개발 속도, 원가구조, 해외시장 전략을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중국 자동차의 세계 정복이 이미 결정된 미래는 아니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하기 어렵다. 위기를 인정하는 기업은 전략을 바꾸지만, 위기를 부정하는 기업은 시장을 잃고 나서야 현실을 깨닫는다. 현대차가 지금 선택해야 할 길은 명백하다. 중국의 추격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중국이 이룬 성과를 냉정하게 분석하며, 더 나은 자동차를 더 합리적인 가격에 더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과거의 명성에 보상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선택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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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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