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휴전선의 모든 군단이 빈총으로 경계했다고?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는 이미 한계를 한참 넘었다

byFrancis Lee

조선일보의 안보 보도가 또 도를 넘었다.

이번에는 ‘빈총 경계’다.

전방 일부 부대에서 미삽탄 상태로 경계근무를 한 사례가 확인됐다. 여러 전방 군단에서 그런 사례가 있었다. 국방부 감사가 밝혀낸 사실이다.

문제는 조선일보의 제목이다.

마치 전방의 모든 군단이 총알도 넣지 않은 채 휴전선을 지키고 있었던 것처럼 보도했다.

‘전방 모든 군단이 빈총 경계.’

독자가 이 제목을 보면 무엇을 떠올리겠는가.

대한민국 군대가 휴전선 전체에서 총알도 없이 북한군을 상대하고 있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확인된 것은 그런 사실이 아니다.

모든 군단의 모든 부대가 그런 식으로 근무했다는 것이 아니다. 군단별로 특정 부대와 특정 화기에서 미삽탄 사례가 확인된 것이다.

일부 군단에서는 K2 소총은 삽탄 상태였고, 특정 공용화기에서만 미삽탄 사례가 있었다.

이 차이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모든 군단에서 빈총 경계 사례가 있었다’와 ‘모든 군단이 빈총으로 경계했다’는 전혀 다른 문장이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 둘을 뒤섞었다.

사실의 일부를 잡아 전체처럼 부풀렸다.

침소봉대다.

이것은 단순히 제목을 자극적으로 뽑은 문제가 아니다.

안보 문제를 다루는 언론이라면 사실의 범위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특히 군사 문제는 더욱 그렇다.

전방 일부 부대에서 규정과 다른 경계근무가 있었다면 당연히 따져야 한다.

누가 지시했는지 밝혀야 한다.

왜 그런 지시가 내려갔는지 조사해야 한다.

상급 지휘부는 왜 몰랐는지도 따져야 한다.

그러나 그것과 ‘대한민국 전방 군단 전체가 빈총으로 경계했다’는 식의 인상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언론이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느껴야 할 공포의 크기까지 결정하기 시작하면 언론은 감시자가 아니라 선동자가 된다.

더구나 조선일보는 이 문제를 북한의 미사일과 연결했다.

북한의 위협은 현실이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정확해야 한다.

북한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국내 군사 문제를 과장해도 된다는 법은 없다.

안보는 공포의 크기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다.

팩트의 정확성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조선일보의 보도 방식은 자꾸 반대로 간다.

작은 불씨를 거대한 화재처럼 만든다.

일부 사례를 전체 현상처럼 확대한다.

논란이 있는 사실을 확정된 사실처럼 몰아간다.

그리고 그 위에 정치적 해석을 덧붙인다.

이런 방식이 반복되면 독자는 어느 순간부터 사실과 해석을 구별하기 어려워진다.

그것이 언론의 가장 위험한 모습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빈총 경계’ 사례가 있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 사실은 감사 결과로 확인된 만큼 제대로 보도하면 된다.

문제는 그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하느냐이다.

‘몇몇 부대에서 문제가 발견됐다’와 ‘전방 군단 전체가 빈총으로 경계했다’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알면서도 제목에서 지워버린다면 그것은 단순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

독자의 판단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가 그동안 보여준 보도 행태에서도 이런 문제는 반복돼 왔다.

정치적으로 유리한 사실은 크게 키운다.

불리한 사실은 작게 다룬다.

논쟁적인 발언은 제목에서 가장 자극적인 부분만 떼어낸다.

복잡한 사건은 선악의 구도로 단순화한다.

일부 사례를 전체 슬롯의 현상처럼 확대한다.

그리고 그 결과 만들어진 공포와 분노를 다시 정치적 주장으로 연결한다.

이런 보도 방식은 언론의 영향력이 아니다.

언론의 영향력을 남용하는 것이다.

물론 조선일보도 비판할 자유가 있다.

정부를 비판할 수 있다.

군을 비판할 수 있다.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다.

대북정바카라을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판할 자유가 사실을 과장할 자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결론이 아니다.

독자가 정확한 사실을 보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빈총 경계’ 보도는 다시 생각하게 한다.

조선일보가 정말 군의 경계태세를 걱정한다면 왜 제목부터 정확하게 쓰지 않았는가.

‘전방 모든 군단에서 빈총 경계 사례 확인.’

이 정도면 충분하다.

그러면 독자는 실제 문제의 심각성을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굳이 ‘전방 모든 군단이 빈총 경계’라고 했다.

왜인가.

제목 하나가 만들어내는 충격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언론이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포장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언론의 신뢰는 무너진다.

더욱이 안보 문제에서는 그 폐해가 크다.

과장된 안보 보도는 국민의 불안을 키운다.

군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

정치적 증오를 키운다.

결국 슬롯 전체가 사실보다 감정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그것은 건강한 민주주의가 아니다.

조선일보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보수 언론을 자처한다면 오히려 더 엄격해야 한다.

안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안보를 정쟁의 소재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군을 걱정한다면 군의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해야 한다.

국가를 걱정한다면 국민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려야 한다.

공포를 키우는 것이 애국은 아니다.

분노를 부추기는 것이 안보도 아니다.

이번 ‘빈총 경계’ 문제는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누가 지시했는지 밝혀야 한다.

지휘체계에 문제가 있었는지도 따져야 한다.

그러나 언론 역시 조사 대상이어야 한다.

왜 ‘사례’를 ‘전체’로 바꾸었는가.

왜 사실의 범위를 넓혀 독자가 전혀 다른 상황을 상상하게 만들었는가.

왜 군사적 사실에 정치적 프레임을 덧씌웠는가.

이 질문을 조선일보에도 던져야 한다.

언론이라고 성역일 수 없다.

정부도 감시받아야 하고 군도 감시받아야 한다.

언론 역시 감시받아야 한다.

특히 거대 언론일수록 더 그렇다.

침소봉대가 반복되면 왜곡이 된다.

왜곡이 반복되면 언론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

그리고 사실보다 분노를 앞세우는 보도가 반복되면 언론은 어느 순간 뉴스 생산자가 아니라 정치적 선동의 도구로 의심받게 된다.

조선일보가 정말 대한민국의 안보를 걱정한다면 이제부터라도 달라져야 한다.

‘모든 군단이 빈총으로 경계했다’고 쓰기 전에 실제로 모든 군인이 그랬는지 확인해야 한다.

일부 사례라면 일부 사례라고 써야 한다.

공용화기라면 공용화기라고 써야 한다.

특정 부대라면 특정 부대라고 써야 한다.

그것이 언론이다.

사실을 부풀려 공포를 만드는 것은 언론의 힘이 아니다.

정확한 사실을 불편하더라도 그대로 전달하는 것.

그것이 진짜 언론의 힘이다.

조선일보가 그 기본으로 돌아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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