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의 만행을 그냥 두고 보면 안 된다
정말 이 말을 국회의원이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이 지난 9월 30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전두환의 12·12 군사반란과 5·18 관련 사건에 대해서도 “내란이 아니다”라고 했다.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있다는 지적에도 “단정적으로 내란이라고 하는 부분은 선뜻 동의하기 어렵고 역사적 평가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대법원의 판단을 두고 “굉장히 왜곡된 사법적 판단”이라고까지 했다.
이것은 단순한 망언이 아니다.
더욱이 김태규는 평범한 정치인이 아니다. 판사 출신이며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이고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이다. 법을 공부하고 법정을 경험한 사람이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자신의 정치적 신념으로 뒤집어버린 것이다.
전두환 사건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 ‘역사적 의견’이 아니다. 1997년 대법원은 전두환에 대해 반란수괴·내란수괴·내란목적살인 등의 혐의를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이것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내린 확정판결이다.
그런데 판사 출신 국회의원이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나타나 “그건 내란이 아니다”라고 한다.
그렇다면 법원의 판결은 무엇인가.
자신이 동의하는 판결만 법이고 동의하지 않는 판결은 ‘왜곡된 사법 판단’인가.
그렇다면 법치주의는 도대체 무엇인가.
더 심각한 것은 이 발언이 어디에서 나왔느냐는 것이다.
김태규는 윤석열 정부에서 갑자기 등장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판사 시절부터 공수처 설치와 문재인 정부의 사법개혁 등에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2021년 판사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에 참여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2022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고, 2024년에는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방통위에서 그의 행적은 오늘의 김태규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2024년 7월 31일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은 이른바 ‘2인 체제’에서 단둘이 회의를 열어 KBS 이사 7명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6명을 불과 1시간 반가량 만에 선임했다. 이후 법원은 방문진 새 이사들의 임명에 제동을 걸었다. 김태규는 이에 불복해 즉시항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가 이 과정을 따져 묻자 김태규의 태도도 논란이 됐다.
2024년 8월 국회 과방위 청문회에서 그는 ‘2인 체제’로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한 과정에 대한 질문에 “답변할 권한이 없다”, “비공개회의 내용을 말할 수 없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고, 결국 과방위는 답변 거부를 이유로 그를 고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후 청문회 불출석 문제로도 국회 고발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김태규는 국회의 감시와 견제를 받아들이기보다 오히려 국회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방통위에 있을 때 했던 말과 지금 하는 말을 나란히 놓아보면 하나의 일관된 흐름이 보인다.
권력기관에 대한 정치적 견제에는 강하게 저항한다.
자신이 속한 권력기관의 결정은 ‘법과 원칙’이라고 주장한다.
그 결정에 제동을 거는 법원이나 국회의 권한에는 강하게 반발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지지하는 권력자가 헌정질서를 흔들었다는 판단까지 부정한다.
이것은 우연한 조합인가.
나는 그렇게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호위세력’이라는 표현이 과도한 정치적 규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김태규의 정치적 경력에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기관에서 고위직을 맡고, 윤석열 정부의 주요 정바카라과 인사를 방어하는 과정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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