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가 노후의 연금이 되고, 상속이 계층을 결정하는 슬롯
한국의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가난에서 벗어난 방법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의외의 답이 나온다. 지난해 수급이 종료된 사람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취업이나 창업이 아니라 사망이었다.
2025년 기초생활보장 수급 종료자는 24만여 명이었다. 그 가운데 사망에 따른 종료가 7만8014명으로 32.4%를 차지했고, 소득 증가와 취업·창업을 통한 탈수급은 6만6976명이었다. 살아서 제도 밖으로 나간 사람보다 죽어서 제도 밖으로 나간 사람이 많았다는 뜻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복지제도의 실패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고령 수급자가 많아지면 사망에 따른 종료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문제는 바로 그 고령 수급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65세 이상 일반수급자의 비중은 2021년 37.6%에서 2025년 44.4%로 높아졌다. 이제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단순히 일시적인 실업이나 갑작스러운 빈곤을 지원하는 제도가 아니다. 점점 더 많은 노인이 생애 마지막 단계에서 의존하는 최후의 안전망이 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국 슬롯의 더 근본적인 문제가 드러난다.
왜 어떤 노인은 집 한 채를 가지고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고, 어떤 노인은 평생 일하고도 월세를 걱정하며 기초생활보장제도에 의존해야 하는가.
답은 단순히 소득에 있지 않다.
자산에 있다.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가구 평균 순자산은 4억 7144만 원이었다. 하지만 평균이라는 숫자 뒤에는 거대한 격차가 숨어 있다. 순자산 상위 10%가 전체 가구 자산의 46.1%를 차지했고, 순자산 지니계수는 0.625였다. 게다가 가구 자산 가운데 실물자산은 4억 2988만 원으로 금융자산 1억 3690만 원보다 훨씬 컸다.
한국에서 부의 핵심이 여전히 부동산에 있다는 뜻이다.
결국 한국에서 집은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다.
집은 자산이고, 담보이고, 상속재산이며, 때로는 연금을 대신한다.
집을 가진 노인은 월세를 내지 않는다. 집값이 상승하면 자산도 늘어난다. 필요하면 주택연금이라는 방식으로 주택을 현금흐름으로 바꿀 수도 있다. 자녀에게 물려줄 수도 있다.
반면 집이 없는 노인은 매달 임대료를 내야 한다. 같은 연금을 받더라도 생활비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다르다. 주거비가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연금의 실질적인 가치도 달라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얼마를 받느냐’가 아니라 ‘얼마가 남느냐’다.
월 100만 원을 받는 두 사람이 있다고 하자. 한 사람은 자기 집에서 살고 다른 사람은 월세를 낸다면 두 사람의 경제적 처지는 같지 않다.
한국의 노후빈곤을 소득만으로 설명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상대적 빈곤율은 2023년 38.2%로 집계됐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고령으로 갈수록 빈곤이 심해지는 구조가 나타난다.
그런데 한국 슬롯는 이 문제를 오랫동안 개인의 노후 준비 문제로 취급해 왔다.
젊을 때 저축하라.
연금에 가입하라.
집을 마련하라.
열심히 일하라.
그러나 여기에는 불편한 질문이 빠져 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조건에서 출발했는가.
어떤 사람은 부모에게서 집을 물려받는다. 어떤 사람은 결혼할 때 부모에게 주택자금을 지원받는다. 어떤 사람은 부모의 부동산을 상속받아 노후자산을 확보한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부모에게 물려받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자신의 노동소득만으로 전세와 주택담보대출,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를 감당해야 한다.
두 사람이 똑같이 30년을 일한다고 해도 노후의 결과는 같을 수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세대 간 자산 격차가 계층 재생산의 문제로 바뀐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시대에 주택을 보유했던 부모 세대는 상당한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다. 그 자산은 이제 자녀 세대의 출발점이 된다.
상속은 죽은 뒤에 이루어지는 경제행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살아 있는 동안에도 계층을 만든다.
부모의 지원을 받은 청년은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저축할 수 있다. 주택을 살 가능성도 높아진다. 다시 그 집은 다음 세대에게 자산이 된다.
반대로 부모에게서 아무것도 받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소득으로 주거비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주택 구입이 늦어지고 자산 축적도 늦어진다.
그 차이가 20년, 30년 누적되면 단순한 몇 천만 원의 차이가 아니다.
노후 전체가 달라진다.
그래서 한국의 중산층 문제를 소득만 가지고 바라보는 것은 위험하다.
중산층이란 단순히 월급이 일정 수준 이상인 사람이 아니다. 실직이나 질병이 발생해도 버틸 수 있는 자산이 있고, 주거비 때문에 생계가 무너지지 않으며, 노후에도 일정한 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중산층은 생각보다 취약하다.
온라인 게임에 다닐 때는 중산층처럼 보이지만 집을 소유하지 못하고 금융자산도 충분하지 않다면 은퇴하는 순간 상황이 달라진다.
월급이 사라지고 연금만 남는다.
그런데 연금으로 월세까지 내야 한다.
여기서 빈곤의 문턱이 나타난다.
한국의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한 이유도 단순히 연금액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연금과 주거자산의 결합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집을 가진 노인은 연금이 부족해도 주택이라는 마지막 자산이 있다.
집이 없는 노인은 연금이 부족하면 곧바로 생활비 부족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차이를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뒤에서 보완한다.
결국 국가가 만들어낸 복지체계와 개인이 가진 부동산 자산이 서로 다른 노후를 만든다.
이것은 한국 복지국가가 안고 있는 중요한 역설이다.
국가는 가난한 사람에게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지만, 자산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 자산이 노후소득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같은 소득을 가진 사람이라도 자산에 따라 실제 생활수준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더구나 상속은 이 격차를 다음 세대로 넘긴다.
그러므로 복지정바카라을 단순히 ‘가난한 사람에게 얼마를 줄 것인가’의 문제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하면 한 사람이 평생 노동한 결과를 노후의 안정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주택을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 사이의 노후 격차를 줄일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부모의 자산이 자녀의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정도를 완화하면서도 가족이 축적한 재산을 존중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이 동시에 논의되어야 한다.
특히 주택정바카라과 연금정바카라을 따로 보는 것은 이제 한계가 있다.
집이 없는 노인에게 연금 10만 원을 더 주는 것과 집이 있는 노인의 자산을 어떻게 연금화할 것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주택을 가진 고령층에게는 주택연금 같은 자산 유동화 수단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주거자산이 없는 노인에게는 공공임대주택과 주거급여를 통해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
노후빈곤은 소득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주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복지 역시 ‘탈수급’이라는 숫자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취업해서 수급자가 되지 않는 것과 충분한 소득을 얻어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소득이 조금 늘어 수급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곧바로 중산층이 되는 것도 아니다.
과거에도 수급자의 중단 사유를 보면 사망과 소득 증가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고, 전문가들은 수급 중단 뒤에도 경제적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경우를 지적해왔다.
따라서 진짜 복지의 성과는 수급자가 몇 명 줄었느냐가 아니라 그 사람이 수급자가 아니어도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느냐로 평가해야 한다.
사람을 가난에서 탈출시킨다는 것은 단순히 국가의 지원 명단에서 이름을 지우는 것이 아니다.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괜찮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실패한 사람에게는 재기의 기회를 주고, 집이 없는 사람에게는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하고, 노인에게는 충분한 연금과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난이 다음 세대로 그대로 이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빈곤 그 자체만이 아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은 부모의 집에서 출발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월급에서 출발하는 슬롯가 굳어지는 것이다.
그 차이는 교육에서 시작해 주거로 이어지고, 주거는 자산이 되며, 자산은 다시 상속된다.
그렇게 한 세대의 격차가 다음 세대의 출발점이 된다.
결국 한국의 빈곤 문제는 복지부 예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택정바카라이고, 연금정바카라이고, 노동정바카라이며, 상속과 자산분배의 문제다.
한국이 세계적인 경제 규모를 자랑하면서도 노인빈곤을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아야 한다.
부는 커졌지만 모든 사람이 자산을 축적한 것은 아니다.
국가는 성장했지만 모든 사람이 노후를 준비한 것은 아니다.
집값은 올랐지만 모든 사람이 집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리고 부모의 자산은 다음 세대로 넘어가고 있다.
이 구조를 그대로 둔 채 기초생활보장 급여만 조금씩 늘리는 것으로는 문제의 뿌리를 건드리기 어렵다.
사람이 죽으면 수급자에서 빠진다.
그러나 그것은 가난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
가난이 끝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이 끝난 것이다.
진정한 복지국가라면 사람이 죽어서 제도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집 한 채가 있는 노인과 없는 노인의 노후가 하늘과 땅처럼 달라지는 슬롯라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것은 단순히 복지급여의 액수가 아니다.
노후에도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자산과 소득의 구조를 다시 만드는 일이다.
그것이 없다면 대한민국은 앞으로 더 부유해질수록 더 선명한 빈부격차를 가진 슬롯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격차의 가장 잔인한 모습은 어느 날 통계표에 나타날 것이다.
한쪽에서는 부모의 집을 물려받아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다른 한쪽에서는 평생 일한 사람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월세와 생활비를 걱정하다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로 생을 마감하는 모습이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가난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가난에서 벗어날 사다리가 점점 사라지는 슬롯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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