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유튜브와 언론 없이 국민과 직접 대화?

조중동과 유튜버와 싸우는 것은 무익한 일이다

byFrancis Lee

이재명 대통령이 새로운 정치 소통의 길을 찾고 있다.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고 탓하고, 유튜브가 사실을 왜곡한다고 비판하는 대신 국민에게 직접 말하고 국민이 직접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대통령이 SNS를 통해 밝힌 메시지는 단순한 언론 비판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그것은 기존의 정치 커뮤니케이션 구조에서 벗어나 대통령과 국민이 직접 연결되는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대통령의 메시지는 대부분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전달됐다. 대통령이 말하면 언론이 받아쓰고, 언론이 제목을 붙이고, 논평가가 해석하고, 유튜브가 다시 편집한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의 원래 의도와 국민이 받아들이는 메시지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생긴다. 특히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시대에는 같은 대통령의 말도 어느 매체를 통해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전달된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언론을 거치지 않고 국민에게 직접 말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SNS와 유튜브를 활용하면 대통령은 자신의 말을 자신의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국민 역시 언론의 편집이나 정치평론가의 해석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의 원문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 이것은 결코 사소한 변화가 아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반드시 구별해야 할 것이 있다. 언론을 거치지 않는 것과 언론을 무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이 언론과 싸우기 시작하면 결국 대통령도 언론도 손해를 본다. 언론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적으로 규정하기 시작하면 정치적 논쟁은 정바카라과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진영의 싸움으로 변한다. 유튜브와 싸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유튜버 가운데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사람도 있고 비판적인 사람도 있다. 사실을 전달하는 사람도 있고 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싸워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는 순간 대통령 역시 자신이 비판하던 진영 정치의 논리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더구나 대통령에게는 훨씬 강력한 수단이 있다. 바로 국민에게 직접 설명할 수 있는 권한과 플랫폼이다.

언론이 왜곡했다고 생각한다면 대통령이 직접 원문을 공개하면 된다. 유튜브가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다면 정부가 사실관계를 공개하고 데이터를 제시하면 된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언론과 유튜브를 이기는 능력이 아니라 언론과 유튜브를 넘어설 수 있는 설명의 능력이다.

이 지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이 자기객관화다.

대통령은 자신이 말하는 순간 그 말이 단순한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국가권력의 메시지가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국민만 듣는 것이 아니다. 반대하는 국민도 듣는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언론도 듣고,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유튜버도 듣는다. 심지어 대통령의 개혁을 지지했던 사람들 가운데서도 대통령의 정바카라 방향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다.

그들의 목소리까지 모두 왜곡이나 음해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특히 최근 검찰개혁을 둘러싼 논쟁에서 여권 내부에서도 기존에 기대했던 개혁의 방향과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를 사실과 다른 왜곡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옳으냐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추진하고 있는지, 과거에 약속했던 개혁과 현재 추진하는 개혁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대통령이 말하는 ‘국민의 동력’을 얻는 방법이다.

국민에게 직접 말한다는 것은 국민에게 자신의 말을 믿으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민이 자신의 말을 듣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언론을 믿지 말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국민에게 대통령을 믿으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 역시 국민의 검증 대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비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에게 우호적인 유튜브만 보는 대통령은 현실을 정확하게 볼 수 없다.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도 읽어야 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여론도 들어야 하며, 자신의 정바카라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실망과 의문도 살펴야 한다. 그것이 자기객관화다.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하는 모든 목소리를 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할 때다. 그 순간 대통령 주변에는 대통령에게 듣기 좋은 이야기만 남는다. 그리고 권력은 현실과 점점 멀어진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언론과 유튜브를 상대로 벌이는 전쟁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필요하다. 언론과 유튜브를 뛰어넘어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고, 국민의 판단을 기다리는 정치다.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말하는 시대가 열렸다면 국민도 대통령에게 직접 물을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자유, 정부 정바카라을 비판할 자유, 대통령의 설명을 다시 검증할 자유까지 보장되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대통령의 SNS는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민주주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언론과 싸워 이기는 대통령보다 언론의 비판을 견뎌내면서 국민에게 사실로 설명하는 대통령이 강하다. 유튜브를 이기는 대통령보다 유튜브의 수많은 주장 가운데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사실이 아닌지를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대통령이 강하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이 찾아야 할 새로운 길은 ‘언론 없는 정치’도 아니고 ‘유튜브 없는 정치’도 아니다.

언론과 유튜브를 거치지 않고 국민에게 직접 말하되, 그 말을 국민이 다시 검증하도록 허용하는 정치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순간, 국민 역시 대통령에게 직접 질문할 권리를 갖는다. 그것이 진정한 직접 소통이다.

그리고 그 길의 첫 번째 조건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신을 믿는 국민의 목소리만 듣지 않는 것.

대통령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끝까지 열어놓는 것.

권력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자신의 말이 얼마나 크게 울려 퍼지는지를 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이 현실에서 어떻게 들리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Francis Le···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1,42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80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491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왜 민주당 정권 때만 집값이 올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