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한국 슬롯의 유일한 진리인가

유시민은 레거시 미디어를 싸잡아 비판할 자격이 없다

byFrancis Lee

유시민의 말이 또다시 한국 슬롯의 공론장을 흔들고 있다. 이번에는 언론이다. 그는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를 둘러싼 언론 보도를 놓고 일부 언론이 김민석 후보에게 지나치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정치 비평이라는 ‘닫힌계’의 외부에서 어떤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진행자는 그 힘을 ‘돈과 자리’라고 규정했고 유시민은 이에 동조했다.

그런데 정말 묻고 싶다.

유시민은 한국 슬롯의 유일한 진리인가.

도대체 언제부터 유시민의 판단과 다른 언론의 판단은 ‘언론의 오류’가 되었고, 유시민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과 다른 보도는 ‘외부의 힘’이 작용한 결과가 되었는가.

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유시민은 오래전부터 레거시 미디어를 비판해왔다. 한겨레·경향신문·오마이뉴스·프레시안 같은 진보 성향 언론을 두고 ‘기자들의 언론’이라고 규정하면서, 기자들이 기계적인 중립과 균형에 집착한 나머지 정작 세상의 균형을 바로잡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그의 논리는 상당히 분명했다. 언론은 단순히 양쪽의 말을 똑같이 전달하는 기계가 아니라 현실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기까지는 하나의 언론철학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지금이다.

이번에는 언론이 자신의 판단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자 그 언론을 ‘권력을 좇는 언론’이라고 의심한다.

과거에는 언론이 기계적인 중립을 지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그런데 이제는 언론이 자신의 판단과 다른 결론을 내리는 것이 문제가 됐다.

그렇다면 도대체 언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유시민의 판단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언론이 아니다.

그것은 유시민의 해설기관일 뿐이다.

언론은 유시민의 생각을 확인해주는 기관도 아니고, 정청래의 생각을 확인해주는 기관도 아니며, 김민석의 생각을 확인해주는 기관도 아니다. 언론의 역할은 권력과 야당, 여당과 시민슬롯, 대통령과 국회, 진보와 보수 모두를 감시하고 검증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유시민의 생각과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언론이 김민석에게 우호적이다’라는 관찰과 ‘외부의 힘이 작용했다’는 결론 사이에 엄청난 논리적 비약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정청래와 김민석의 지지율이 비슷하다고 해서 언론 보도도 반드시 5 대 5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론조사는 유권자의 선호를 측정하는 것이고, 언론은 나름의 판단으로 보도한다. 두 개는 동일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최근 보도에서도 여론이 반반이라고 해서 언론이 반드시 반반으로 보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더구나 특정 후보에 대한 보도가 많다는 사실과 권력이 언론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전자는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후자는 증거가 필요하다.

그런데 유시민의 주장은 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

‘이상하다’는 감정이 ‘누군가 개입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지는 않는다.

이것은 유시민처럼 오랫동안 정치와 언론을 비평해온 사람이라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할 원칙이다.

오히려 유시민은 자신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는 더 이상 이름 없는 시민이 아니다. 그의 한마디는 수많은 사람들이 듣고, 해석하고, 공유한다. 특히 유튜브 시대에는 그의 말이 하나의 정치적 사건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유시민에게는 일반 시민보다 더 높은 수준의 증명 바카라임이 요구된다.

‘언론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과 ‘언론이 돈과 자리를 좇아 특정 후보에게 줄 섰다’고 말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후자의 주장을 하려면 훨씬 더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 증거가 없다면 이것은 언론비평이 아니라 의혹 제기일 뿐이다.

더욱이 유시민이 비판하는 레거시 미디어가 완벽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레거시 미디어에는 비판받아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

조회수 경쟁에 매몰되고, 정치인의 발언을 그대로 받아쓰며,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고, 깊이 있는 취재보다 빠른 속보에 매달리는 현상은 분명히 존재한다. 실제 현직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서도 조회수 압박과 정치기사의 ‘제목 장사’가 언론의 중요한 문제로 지적됐다.

그러나 레거시 미디어에 문제가 있다는 것과 레거시 미디어가 필요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오히려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레거시 미디어의 본래 기능은 더욱 중요하다.

취재하고,

확인하고,

반론을 듣고,

자료를 검증하고,

사실과 주장을 구분하고,

잘못 보도하면 정정하는 것.

이것이 저널리즘이다.

유튜브에서 한 사람이 카메라 앞에 앉아 자신의 생각을 한 시간 동안 이야기하는 것과 이 과정을 거친 취재보도는 같은 것이 아니다.

유튜브가 언론의 훌륭한 보완재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언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더구나 유시민은 바로 그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최대 수혜자 중 한 사람이다.

이 점에서 그의 레거시 미디어 비판은 더욱 엄격하게 검증되어야 한다.

유튜브는 자유롭다.

그러나 자유롭다고 해서 진실한 것은 아니다.

유튜브에는 편집국도 없고 데스크도 없으며, 기사에 대한 공식적인 반론 절차도 없다. 무엇보다 알고리즘이 시청자의 관심을 먹고 자란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을 할수록 더 많이 노출된다.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하면 외면받는다.

결국 유튜브 정치평론 역시 하나의 시장이다.

그리고 그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은 냉정한 사실이 아니라 확신이다.

‘내가 옳다.’

‘저들은 틀렸다.’

‘언론은 속이고 있다.’

‘권력이 언론을 장악했다.’

이런 이야기는 사람을 끌어모으기 쉽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확신의 경쟁이 아니다.

검증의 과정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구조가 정치적 팬덤과 결합할 때다.

유튜브 시청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정치인의 말을 반복해서 듣고,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평론가를 찾아간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듣는 이야기가 세상의 전부라고 착각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틀린 사람이 된다.

언론은 편향된 것이고,

전문가는 무능하며,

반대 의견은 악의적이며,

반론은 음모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정치적 확증편향이 만들어내는 폐쇄회로다.

그런데 유시민의 이번 언론비평에서 가장 우려되는 지점도 바로 이것이다.

자신의 판단과 다른 언론의 판단을 설명하기 위해 ‘내가 틀렸을 가능성’을 먼저 검토하기보다 ‘언론에 외부의 힘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먼저 제기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위험한 태도다.

왜냐하면 이런 방식으로 사고하기 시작하면 반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언론이 내 생각과 같으면 정상적인 언론이다.

내 생각과 다르면 권력에 굴복한 언론이다.

이렇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자신의 생각은 항상 옳다.

이것은 비판적 사고가 아니다.

독단이다.

유시민에게 정말 묻고 싶다.

당신이 틀렸을 가능성은 어디에 있는가.

당신의 판단과 다른 언론이 반드시 틀렸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언론이 권력의 돈과 자리에 굴복했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레거시 미디어를 비판할 자격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언론은 비판받아야 한다.

권력과 유착해서도 안 된다.

정부의 눈치를 봐서도 안 된다.

광고주의 눈치를 봐서도 안 된다.

조회수의 노예가 되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똑같은 원칙을 유튜브 정치평론가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아야 한다.

팬덤의 눈치도 보지 말아야 한다.

조회수의 눈치도 보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지지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만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영향력을 진실의 증거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유시민이 한국 슬롯에서 매우 영향력 있는 지식인이라는 사실과 유시민의 말이 진리라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는 뛰어난 작가이고,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논객이며, 한국 슬롯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사람이다.

그러나 그것이 그에게 ‘진리 면허’를 발급해주는 것은 아니다.

유시민도 틀릴 수 있다.

정청래도 틀릴 수 있다.

김민석도 틀릴 수 있다.

이재명도 틀릴 수 있다.

그리고 언론도 틀릴 수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감시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틀린 의견이 아니다.

자신의 의견만이 옳다고 믿는 것이다.

한국 슬롯는 지금 언론의 시대에서 유튜브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그런데 유튜브가 레거시 미디어의 독점을 깨뜨렸다고 해서 새로운 진실의 독점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과거에는 신문과 방송이 진실을 독점했다.

지금은 알고리즘과 정치 유튜버가 진실을 독점하려 한다.

둘 다 위험하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새로운 진리의 사제가 아니다.

유시민이든 김어준이든 누구든 한국 슬롯의 유일한 해설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필요한 것은 서로 다른 주장이 충돌하고, 서로 다른 사실이 검증되고, 누구의 주장도 의심받을 수 있는 열린 공론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시민에게 가장 필요한 질문은 ‘언론이 왜 나와 다른가’가 아니다.

‘혹시 내가 틀린 것은 아닌가’다.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을 때 비로소 그는 자신이 그토록 강조해온 비판적 지성의 자격을 갖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유시민 역시 자신이 비판해온 권위주의적 언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위치에 서게 된다.

자신이 진실을 알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결국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지식인은 논객이 아니라 교조주의자가 된다.

유시민이 한국 슬롯의 유일한 진리인가.

아니다.

한국 슬롯에는 유시민의 진리도 없고, 정청래의 진리도 없으며, 김민석의 진리도 없다.

민주주의에서 유일하게 허용되어야 할 것은 하나의 진리가 아니라 끊임없는 검증이다.

유시민에게도 예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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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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