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미인이 성형 미인보다 우월한 이유가 있다고?

외모지상주의의 소모적 논쟁은 이제 그쳐야 한다

byFrancis Lee

참으로 기묘한 논쟁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 미스코리아 진에 뽑힌 한 여성의 어린 시절 사진이 소환되고, 현재의 얼굴과 과거의 얼굴을 비교하면서 성형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를 놓고 온 슬롯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성형을 했다면 미스코리아에 출전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정작 당사자가 성형 사실을 인정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사진 몇 장을 근거로 ‘얼굴 재판’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나는 이 논쟁을 보면서 오히려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정말 자연미인이 성형미인보다 우월한가?

그렇다면 무엇이 그리고 무슨 근거로 우월하다는 것인가?

얼굴의 가치인가, 인간의 가치인가, 아니면 미인대회에서의 경쟁력인가?

이 세 가지를 구분하지 않는 순간 우리는 아주 우스꽝스러운 슬롯적 논쟁에 빠져들게 된다.

자연미인은 분명 아름답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얼굴을 그대로 가지고도 아름다운 사람은 그것 자체로 하나의 축복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성형을 한 사람보다 인간적으로 우월하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우연히 유전자 조합의 걸과로 그리 된 것뿐이다. 잘난척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저 부모 찬스를 잘 쓴 것일 뿐.

오히려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자연미인이 성형미인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순간 우리는 자연미인을 또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버린다.

‘자연산’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더 높은 가격을 매기는 것이다. 그러는 순간 인간은 더 이상 인격체가 광어가 된다. 자연산이냐 양식이냐를 놓고 논쟁하는 꼴이다.

이는 결국 얼굴에도 원산지 표시를 하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자연산 얼굴’은 고급이고 ‘가공된 얼굴’은 저급하다는 식이다.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우리는 쇠고기를 살 때도 한우인지 수입산인지 따지고, 생선을 살 때도 자연산인지 양식인지 따진다. 그런데 이제 사람의 얼굴까지 자연산인지 양식인지 구별하려 한다.

사람을 상품으로 보는 시선이 이 정도까지 깊어진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성형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를 인간의 진정성 문제로까지 끌고 간다는 점이다.

성형을 했다면 가짜이고, 자연미인이면 진짜라는 논리다.

도대체 얼굴이 왜 진실과 거짓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야 하는가?

사람은 얼굴만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생각하고 판단하고 공부하고 일하고 사랑하고 바카라임지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런데 한국 슬롯에서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이 모든 것을 얼굴 하나로 압축하기 시작했다.

예쁘면 좋은 사람이고, 잘생기면 성공한 사람이고, 젊어 보이면 자기 관리를 잘한 사람이고, 나이가 들어 보이면 자기 관리를 못한 사람이라는 식이다.

이것이 바로 외모지상주의다.

이번 미스코리아 논란은 그 외모지상주의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미스코리아는 원래부터 외모를 평가하는 대회다. 그렇다고 해서 외모만 평가하는 대회라는 뜻은 아니다. 실제로 이번 논란을 둘러싼 보도에서도 미스코리아는 외모뿐 아니라 지성, 품격, 재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그렇다면 더욱 이상하다.

왜 우리는 그 사람의 말과 태도와 능력보다 얼굴부터 뜯어보고 있는가?

왜 과거 사진을 찾아내고 현재 사진과 비교하며 눈과 코와 턱의 변화를 분석하는가?

그것이 대체 무슨 공익적 가치가 있는가?

범죄자를 찾는 것도 아니고, 부정한 재산을 추적하는 것도 아니며, 국가의 중요한 정바카라을 검증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한 인간의 얼굴이 과거와 현재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추적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어느 순간 ‘공정성’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여기서 나는 우리 슬롯의 또 하나의 병을 발견한다.

우리는 너무 쉽게 타인을 심판한다.

누군가 좋은 대학을 나오면 그 사람의 능력을 판단하고, 좋은 아파트에 살면 그 사람의 경제적 수준을 판단하고, 좋은 직업을 가지면 그 사람의 슬롯적 가치를 판단한다.

그리고 이제 얼굴까지 심판한다.

자연미인인가?

성형미인인가?

몇 군데 했는가?

얼마나 했는가?

언제 했는가?

어린 시절 사진과 얼마나 다른가?

이쯤 되면 미인대회가 문제가 아니다.

우리 슬롯 전체가 거대한 심사위원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누구를 만나도 평가하고, 누구를 보아도 등급을 매긴다.

그리고 SNS는 이 심사위원회를 24시간 가동시키는 거대한 확성기가 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외모를 가장 심하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한편으로는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한다는 사실이다.

성형한 사람을 비난하면서 성형을 유발하는 슬롯적 기준에는 침묵한다.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면서도 연예인의 얼굴을 품평하고, 여성의 몸을 평가하고, 나이가 든 유명인의 외모 변화를 조롱한다.

성형을 하면 ‘가짜’라고 하고, 성형을 하지 않으면 ‘타고난 미모’라고 칭찬한다.

결국 어느 쪽이든 사람을 얼굴로 평가하는 것은 똑같다.

이제는 이 소모적인 논쟁을 끝낼 때가 되었다.

성형을 할 자유도 개인에게 있고, 하지 않을 자유도 개인에게 있다.

화장을 할 자유도 있고 하지 않을 자유도 있다.

자신의 얼굴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존중해야 하고,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해 의료적·미용적 선택을 하는 사람도 존중해야 한다.

그 선택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그것은 개인의 삶에 속하는 문제다.

특히 이번 논란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이 있다.

성형을 했다는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곧 부정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회의 규정이 성형을 금지하고 있다면 규정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하지만 규정에 없는 조건을 대중이 임의로 만들어 놓고 “자연미인이어야 한다”라고 요구하는 것은 공정성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자의적인 심판이다.

그리고 더 이상한 것은 성형을 금지하자는 사람들이 정작 ‘어디까지가 자연미인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준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쌍꺼풀 수술은 안 되는가?

치아교정은?

라식은?

피부과 시술은?

필러는?

보톡스는?

다이어트는?

화장은?

헤어스타일은?

렌즈는?

그렇다면 자연미인의 기준은 어디에서 끝나는가?

사람의 얼굴을 어느 순간부터 ‘자연’과 ‘인공’으로 나누기 시작하면 끝없는 검열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논쟁은 결국 성형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에 관한 문제다.

사람을 얼굴로 보느냐, 인간으로 보느냐의 문제다.

나는 자연미인이 성형미인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미인이 성형미인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그 사고방식 자체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자연미인은 얼굴을 부모에게서 받았다는 이유로 우월할 수 없고, 성형미인은 자신의 얼굴을 바꾸었다는 이유로 열등할 수 없다.

타고난 얼굴도 우연이고, 성형을 선택하는 것도 개인의 선택이다.

우연으로 얻은 것을 가지고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할 이유도 없고, 자신의 선택을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열등감을 가질 이유도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굴이 아니라 그 얼굴을 가지고 무엇을 하며 살아가느냐이다.

미스코리아의 왕관도 마찬가지다.

왕관이 얼굴의 완벽함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회가 요구하는 여러 경쟁력 가운데 심사위원들이 가장 높게 평가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징일 뿐이다.

그러니 이제 왕관을 쓴 사람의 코와 눈과 턱을 해부하는 일은 그만하자.

과거 사진을 끌어내 현재 얼굴과 비교하며 ‘성형 감별사’ 노릇을 하는 것도 그만하자.

누군가의 얼굴에서 가짜와 진짜를 찾아내려는 집착도 내려놓자.

사람의 진짜 모습은 얼굴에 있지 않다.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 슬롯가 정말 심각하게 성형해야 할 것은 사람들의 얼굴이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인지도 모른다.

얼굴의 작은 흠을 찾아내는 데 그렇게 열중하면서도 슬롯의 거대한 흠에는 무관심한 슬롯.

타인의 코와 눈의 변화를 추적하면서도 타인의 인격과 삶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슬롯.

자연미인과 성형미인을 갈라놓으면서 인간을 끊임없이 등급화하는 슬롯.

이것이 우리가 정말 고쳐야 할 모습이다.

그러므로 이제 묻지 말자.

“성형했나?”

대신 물어야 한다.

“어떤 사람인가?”

그것이 사람을 사람답게 바라보는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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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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